(기관기고)
국민에게 질병을 팔아온 담배회사, 이제는 책임을 물어야 할 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11년째 진행 중인 533억 원 규모의 ‘담배 소송’을 기억하는가? 최근 이 소송과 관련해 국민 150만 명의 지지 서명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되었다.
지난 3월 24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된 서명 운동에는 150만 3,668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이는 담배로인한 피해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다시금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지난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내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제기했다. 하지만 2020년 1심 재판부는 ‘흡연 외에도 다른 요인으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흡연과 암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담배회사의 설계상 제조물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이번 서명에는 국민들의 분노와 목소리가 담겨 있다. “폐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하는데,왜 담배회사는 단 한 번도 책임지지 않는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대한 심판은 왜 이리 더딘가?”라는 물음에 사법부는 더 이상 침묵으로 응답해서는 안 된다.
흡연으로 인한 만성질환, 암, 호흡기 질환 등으로 수많은 국민이 병원 진료와 약물 치료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인 건강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짊어진 구조적 문제다. 담배로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은 결국 모든 국민이 나눠 부담하게 된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흡연에 의한 급성 중독’ 등 흡연 관련 상병 코드가 17개나 등록돼 있고, 통계적으로 인과관계가 입증된 흡연 유발 질환은 식도암 등을 포함해 무려 45개에 달한다. 특히흡연과 인과관계가 가장 강한 ‘소세포폐암’의 경우, 환자 98.2%가 흡연이 유일한 원인이라는 학회 자료는 이를 명확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도 담배회사들은 지금껏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담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팔아온 셈이다.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할 때이다. 더 이상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한 기업 활동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구조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예방과 규제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소송은 단지 금전적 배상의 문제를 넘어, 우리 국민들의 권리를 되찾고 다음 세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써, 담배회사들에게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정의롭고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지길 기대한다.
150만 여명의 국민이 지지하고, 역사가 지켜보고 있다.
김화명 관악구 약사회 회장
재창간 48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