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 분야에도 태풍 경보가 필요하다
많은 미래학자가 현재의 사교육 방식은 없어지거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100%라고 장담한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한국 사교육의 중심은 강남이다. 이 시장이 번성할 수 있는 것은 소위, '퀄리피케이션 피버(Qualification Fever)' 때문이다.
이것은 크게 3가지를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학생들을 1등부터 50만 등까지, 혹은 5만 등까지 줄을 세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줄세우기 경쟁’을 의미한다. 둘째, '너는 몇 등이야?', '어느 대학 의대까지 갈 수 있어?'와 같이 등급과 서열을 매기는 방식을 포함한다. 서울대 의대부터 제주도 의대까지 쭉 나열하고, 그 다음 다른 학과들을 채워 넣는 식으로 학생들을 분류하는 ‘등급과 서열화’이다. 마지막은 이런 자격 부여의 기준이 수능 OMR 카드에 정답을 잘 찍는 능력에 맞춰져 있다. 즉, 실제 의사로서의 자질이나 지적 능력이 아니라, 시험 점수를 통해 자격을 부여하는 ‘수능중심평가’라는 점이다. 이럴 경우, 학생 개인의 소질과 적성, 잠재력이나 실제 역량보다 높은 점수와 좋은 등급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대학을 진학하고, 졸업한 학생들이 직장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암기력과 문제 풀이 능력이 탁월성의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AI가 수능 상위 5%, 변호사 시험 상위 10%에 도달했다. 향후 10년 후에는 AI가 수능 전국 1등을 할 것이다. 현재의 ‘줄 세우기 경쟁’, ‘등급과 서열화’ 그리고 ‘수능 중심 평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누가 고액 과외를 하기 위해 강남 사교육 시장을 찾을 것인가?
향후 10년이면, 아인슈타인급의 천재 AI에이전트가 출연할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중학생이 대학을 졸업할 즈음이 될 것이다. 코피 터지게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했는데, 어떤 기업에서도 뽑지 않는다면 얼마나 허무할지 생각해 보라. 고용과 해고가 쉬운 미국의 경우, 올해 5월에만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프로그램전문가 40%를 해고했다. 한때 수억 원의 몸값을 받고 채용되었는데 불과 3~4년 만에 해고된 것이다. 더 두려운 것은 자신의 특기였던 ‘코딩 능력’이 무용(無用)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AI가 사람보다 더 빠르고, 더 탁월한 코딩을 하면서, 몇 사람의 프로그래머 몫을 해내기 때문이다.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 오는데, 해변에서 여유롭게 선팅을 즐기는 사람들처럼, 대부분의 고급 직업군을 대체할 AI가 다가오고 있는데 손 놓고 있다.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 22일(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에서 ‘AI시대 사교육비 경감, 학부모와 함께 답을 찾다’라는 주제로 학부모 포럼을 개최했다고 한다. 이런 행사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소규모 단위로 많이 열어서 학부모들에게 현실을 알려야 한다.
태풍과 폭우에 대비한 경고 방송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적절한 시점에 경고하지 못하면, 피해가 큰 것처럼 교육 분야에도 강력한 태풍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