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의 비교우위는 무엇인가?
EBS교육방송에서 ‘맨큐의 경제학’ 강좌가 인기리에 진행된 적이 있다. 1984년 26세의 나이에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맨큐의 경제학>이라는 책은 세계 여러 대학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강좌를 통해, 인생의 두 가지 황금 법칙을 소개했다. 그 첫 번째가 ‘비교우위’라는 개념이다. 이것은 국제 무역에서 어떤 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생산에서 상대적 우위를 지니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런 경우에 포함될 것이다.
따라서, 국제무역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의 수출을 통해 이득을 많이 얻지만, 지하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원자재를 수입하게 된다. 서로가 비교우위에 있는 분야를 통해 ‘윈-윈’하는 것을 바람직한 국제무역으로 본 것이다. 이런 이론은 국가 간의 무역뿐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자녀가 진로 문제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할 때, 부모들은 답답하다고 비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한 경우, 대학의 전공을 2~3차례 바꾸는 학생들도 있다. 삶에서 이런 시행착오는 손실이라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찾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매몰비용으로 봐야 할 것이다. 자신의 ‘비교우위’분야를 정확히 찾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교육도 여기에 맞춰있지 않다. 최우선적으로 성적을 높이고, 그 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성공적 진로지도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레고리 맨큐 역시, 대학에서 전공을 바꾸는 등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의 비교우위가 무엇인지 발견했다고 한다.
대인기피증이 있고, 사교적이지 못한 자녀가 성적이 높다고 의사가 된다며 어떨까? 날마다 만나는 수십명의 환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진료하는 것이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을까?
직업의 비교우위는 성적과 적성 이외에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우리 자녀들이 부자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업을 통해 행복감과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멘토로서의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해방 이후 짧은 시간 압축성장을 한 국가답게, 경제력에 대한 갈망과 욕구가 강렬해서 불행감에 사로잡힌 국민의 비중이 높아졌다. 이런 불행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그레고리 맨큐의 지혜에서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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