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장수(長壽)시대를 사는 우리의 고민
우리 역사에서 가장 근접거리에 있었던, 조선시대 27명의 왕들은 평균 46세 정도를 살았다. 건강을 위한 영양 공급과 의료 제공 등 장수와 관련된 혜택에서 최고의 환경이었을 텐데, 생각보다 짧게 살았다. 60세를 넘긴 왕이 겨우 5명이었고, 그 중에 82세를 살았던 영조가 최장수 왕이었다. 일반서민들의 경우, 대부분 하루 2끼 식사를 했으며 평균 수명은 35세 정도라고 한다. 영아 사망을 포함시킨다 해도, 너무 짧은 인생을 살았다. 따라서 만 나이로 60세를 맞이한 노인에게 환갑잔치를 거하게 치렀던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60세 여성에게 할머니라고 불렀다간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고대로 인간은 장수(長壽)를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주 특별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었기에 그랬을 수 있다. 2024년 7월 현재 보험개발원이 생명보험가입자를 기준으로 연구한 결과, 여성의 평균수명은 90.7세, 남성은 86.3세라고 한다.
문제는 건강수명의 나이가 점점 줄어든다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2년 기준 건강수명은 65.8세인데, 2020년은 66.3세였다. 따라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대책을 미리 세우지 못하면,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가 된다. 적어도 은퇴 10년 이상 남은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노후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제가 뒷받침이 되지 못하면, 당연히 건강도 쉽게 무너진다.
그리고 정신적인 노화를 막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는 노인들도 많다.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는 무료한 삶이 주는 고통 역시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한 공포는, 의료 기술의 발달이 현재의 수명을 다이내믹하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더 오래 살아야 할 경우,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것은, 대학입시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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