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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절 벌초 성묘 만감
기사입력  2022/09/20 [18:27] 최종편집   

 

▲션산

 

독자투고: 어르신 수필

추석절 벌초 성묘 만감

 

조상 선영님들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 몇 십 년 이었던가? 철없던 어린 시절 아버님을 따라 추석, 설날에 선산 조상 선영님 묘소 3곳을 찾아서 성묘하러 다녔던 기억에 지금도 1년 중 몇 차례 생각에 잠긴다.

 

나는 3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서 청상과부가 되신 할머님의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성장 하였다.

 

 

할머니께서는 농사일 외에 집주변 뽕나무밭을 이용해 봄과 가을 양잠(누에고치)으로 명주베를 생산하셨다. 1년에 두 번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아내려고 손물레를 2~3주일간 돌리실 때 나오는 번데기는 보릿고개시절 1940년대~1950년대에는 유일한 간식거리가 됐다.

 

, 가을 뽕나무 오디와 번데기를 먹을 때는 단백질 영양을 섭취하는 줄도 모르고 먹었다. 특히나 음식 솜씨가 좋으신 할머니께서는 이웃동네 마을에서도 음식 잘하는 윗집 할머니로 호칭 되셨고, 결혼식, 환갑잔치 전날에는 초대되어서 유과와 떡 등을 만들어 주시고 그 수고비로 하얀 보자기에 유과와 떡 등을 싸가지고 오셔서 손자, 손녀들에게 먹여주시곤 하는 고마우신 할머니이셨다.

 

어렸을 때부터(고교시절 전국체전 도 대표 선수로 출전) 팔십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한 것은 모두 할머님 덕택인 것을 세월이 흘러간 뒤에야 알게 되었다.

 

자애로운 부모님의 양육교육 덕택으로 건강하게 자라서 나는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고 서울생활 동경으로 서울에서 근무하게 되어 여러 가지 여건으로 정읍 선산에는 추석이나 설날 전후에만 가게 되니 선산 관리가 부실하게 되었다.

 

 

200311일부터 20061230일까지 기간 동안 관악구 난향동 관악산 휴먼시아 아파트 3322세대 재개발조합 이사로 참여하여 20069월 첫 입주 예정이었다. 2005년도에 집사람이 교회 권사임에도 생애 처음 아파트 입주하기 전에 고향 선산 등 3곳에 계시는 선영님 묘소를 위치가 좋은 한곳에 모시는 가족 묘원을 조성하여 선영님 먼저 새집에 모신 후 새 아파트에 입주하자고 제안 하였다. 사실 서울에서 정읍까지 가서 벌초하고 성묘할 때마다 선산 한곳에 가족묘원 조성의 필요성을 느껴왔었다.

 

 

▲ 벌초를 하는 선산에서 저자 

 

이에 2006911일 전북 정읍시 정우면 소재 선산에 풍수지리 지관의 위치 선정 도움을 받았다. 큰 며느리인 집사람은 조상 선영님 유골을 타인에게 수습하게 하면 불효라며 유골을 직접 수습했다. 고조부, 고조모님과 증조부 3형제 부부 신위 여덟 분은 각각 부부 합장으로 큰 소나무 네 그루에 수목장으로 모시고 제물 올릴 상석과 망주석을 세웠다. 조금아래 우측에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님, 어머님 네 분의 신위는 둘레석 봉분으로 모셨고 상석 망주석과 일생을 요약한 비석글을 보고 후손들이 기억하도록 열 두분 신위 가족 묘원을 조성한 후 새 아파트에는 20061116일 입주 하였다.

 

가족묘원을 조성한 2016년 후부터 벌초는 벌초 인부에게 의뢰하여 60만원부터 시작했는데 2022828일에는 100만원에 예약해야 했다. 의정부에 거주하는 막내동생(60)에게 정읍선산까지 왕복 차량 교통편의 제공만을 요청하게 되었는데 벌초를 직접 하겠다고 자청하여 잔디와 풀 깎는 예초기도 구입하고, 대학교 3학년인 아들까지 데리고 직접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2022828() 서울에서 5시에 출발하여 9시경 전북 정읍시 정우면 선산에 도착하였다. 묘소 앞 3곳 상석 옆 석재 화병에 내가 준비하여 지난해에 꽂았던 꽃을 각각 목련, 장미, 수국 등 조화 새 꽃으로 교체한 후 동생이 준비한 간단한 안주와 천안 명물 호두과자, 사과에 소주한잔씩 올린 후 인사드리고 벌초를 하기 시작하였다. 금년 벌초는 비가 자주 와서 인지 묘 주변 잡풀이 무성하여 더 힘든 작업이었다. 선영님을 위한 하루 봉사라고 생각하고 힘들어도 즐겁게 하자고 격려하였다.

 

내가 천안 전씨 삼재공파(三宰公派) 61대 손이니 조카는 62대손 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부모님들께서 자식을 위하여 몇 십 년을 희생, 봉사하시고 땅바닥에 영혼이 누워 계신 것을 생각하면 묘 주변 잡풀을 평소 깨끗하게 제거 해드리지 못한 것이 큰 불효라고 생각되어 죄송한 마음이 가슴을 저미었다.

 

일을 해보지 아니한 3명이 100여평 벌초를 끝내고 선산에서 내려오는 참에 너무 지쳐 폐쇄된 한적한 농로에 비닐 포장을 펴고 20~30여분 허리를 펴고 휴식한 후에 귀경하고 보니 밤 1130분 이었다.

 동생의 자발적 벌초가 고마운 마음에 예초기 매입비 42만원과 대학생 조카에게 용돈 30만원을 주었는데 별도로 집사람이 조카에게 30만원을 더 주었다. 이뿐만 아니라 시골에서 사온 참기름과 고춧가루 1포대(4kg) 그리고 건강식품도 챙겨주었다.

결론적으로 타인에게 벌초비용 일백여만원 지출할 것을 올해에는 선영을 모시는 동생의 효성 벌초로 형제간 나눔의 돈독한 우애와 화목을 만들어준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벌초와 성묘가 되었다.

 

전태권/ 관악산휴먼시아아파트 경로당 회장

재창간 4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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