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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에게 ‘시행착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기사입력  2022/09/06 [23:45] 최종편집   

 

▲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대통령에게 시행착오는 허락되지 않는다

 

역대로 우리 국민은 대통령의 시행착오에 대해 관대하지 않았다. ‘빨리빨리가 몸에 밴 국민들은 대통령을 뽑은 그 다음날부터 성과를 기대한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3225일 취임하여, 34일 대통령 스스로 정치자금을 안받겠다고 발표하였으며, 같은 해 812에는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그동안 부정부패에 진저리가 난 대다수의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이었기 때문에 김 대통령의 지지도는 취임 초 70.0%에서 199311월에는 87.3%까지 상승했다. 우리 국민의 성급한 욕구에 가장 빠르게 응답한 사례로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높은 초기 지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 역시 취임 초에 IMF라는 국란을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면서 71%의 지지도를 얻었다. 노무현대통령도 초기에는 60%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으나 마지막에는 급속하게 떨어졌다. 어떤 유능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우리 국민처럼 조급하게 성과를 요구하는 한, 그 욕구를 감당해내기 어렵다. 그나마 임기 말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 문재인대통령이라야 말로 연구 대상이 될 정도로 드문 일이다.

 

 

우리 국민은 대통령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패하거나, 난맥상을 보이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못한다. 그래서 세계의 어느 대통령보다 그 직무를 수행해 내기가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과거 역사를 꼼꼼하게 복기해 보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묘책이 없지 않다고 본다.

 

한국사에서 씻기 어려운 오점을 남긴 전두환 대통령이지만, 그가 이룩한 경제성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학자들이 꽤 있는 편이다. 물론 글로벌 3저 호황이 겹친 탓도 있지만, 동시대에 모든 나라가 우리나라처럼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정권을 잡은 1980년의 우리의 GDP성장률은 1.6%, 실업률 5.2%,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8.7%였다. 그러나 집권 8년 후 실업률은 5.2%에서 2.5%로 낮아졌고 경제는 급성장했다. 성장과 물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핵심은 그의 용인술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한비자(韓非子)하군(下君)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만, 중군(中君)은 타인의 힘을 사용하고, 상군(上君)은 남의 능력을 사용한다는 말을 했다. 즉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타인의 능력을 활용해 보충할 줄 안다. 그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박사 출신의 김재익을 경제수석에 임명하면서, “여러 말 할 것 없어.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하고 맡겼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였다. 당시 청와대의 실세였던 3허씨들이 여러 차례 시비를 걸었지만, 끝까지 김재익 수석을 지지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도 뛰어난 용인술의 지도자였다는 평가가 많다. 그는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60년대에 장기영과 김학렬 두 부총리를 발탁하여 경제정책을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고도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인사와 관련해서 인사가 곧 만사다 라는 말을 유행시킨 인물이 김영삼 대통령이었으나, 후에 차남 현철씨의 국정농단과 측근 구속 등 인사가 망사(亡事)였다는 불명예도 얻었다. 특히 그는 인사에 철통 보안을 하느라, 깜짝인사라는 평을 들었다. 그는 언론에 인사 대상자가 거론되면 여지없이 인사를 백지화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 역시 실패한 점이 있지만 머리는 빌릴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인재 발탁을 중요함을 알았던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새로운 기대를 안고 출범한 윤대통령의 지지율은 역대 최하를 기록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20-30% 초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부정평가의 덕목으로 지적되는 것이 인사 문제와 자질 부족 또는 무능해서라는 점이었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IMF 국가 위기 상황이었던, 199712월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 동지는 있어도 가신은 없다.’며 측근 배제 원칙을 천명하고, 출신과 지역을 따지지 않는 탕평인사를 했다. 그는 실제로 경북 출신으로 노태우 정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김중권 씨를 비서실장에 발탁했다. 또한 재정경제·정보통신·과학기술·건설교통부 장관 등 내각의 절반 정도는 연합정부를 구성한 자민련의 추천으로 구성했다. 그러자 전 국민은 대한민국의 부채를 갚겠다고, 자발적으로 장롱속의 금을 헌납하는 운동을 펼치면서 하나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전 국민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할 수 있는 힘이 지도자에게 있는 것이다.

 

 

세종대왕의 위대함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탁월한 용인술을 첫째로 꼽는 학자들이 많다. 천민 출신의 장영실의 재능을 알아보고,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용했기에 역사에 남는 측우기와 자격루 등이 발명될 수 있었다. 또한 서자 출신에 뇌물 등 도덕적 결함이 있었던 황희였지만, 신구세대를 아우르며 일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을 보고 기용했기에 조선시대 명재상으로 남을 수 있었다. 세종의 용인술의 근간은 위민사상으로 알려져 있다. 백성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하고자 했던 진심이 이런 인재들을 볼 수 있게 하지 않았을까?

 

 

윤대통령은 거의 반평생을 법조계에서 몸담았으니, 인재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구나 여소야대의 이런 비상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초 선택했던 과감한 인재 탕평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의 인내심은 깊지도 않고, 기대감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번 가라앉은 여론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뚝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마음을 얻으면, 장롱 속의 소중한 금도 선뜻 꺼내서 헌납할 줄 아는 것이 또한 민심이다. 대통령은 더 이상 시행착오를 범해서는 안되며, 특히 지금처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는 재기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게 될 수 있다. 이런 글이 컬럼의 주제로 오르내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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