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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선거제도의 허점과 악용에 대한 경계
기사입력  2022/02/23 [18:35] 최종편집   

 

▲장석민 교수

 

(명사칼럼)

민주적 선거제도의 허점과 악용에 대한 경계

 

민주적 선거제도의 이상

 

우리나라도 이제 경제적으로는 10대 무역 대국으로 선진화되었다. 민주주의 형식과 외형도 큰 손색이 없는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나 민주화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인사청탁 비리와 부정부패는 더 심화되고 있다. 빛과 그림자가 뚜렷한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사회로 악화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 이면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나라가 겪어왔던 민주적 선거제도의 과정을 성찰함으로써 원인을 진단해보고 해법을 찾아본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기본 개념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런 근거에서 대의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민을 대신해 주권을 행사하는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장 등 대표들을 민주적 선거 방법으로 선출한다. 국민의 뜻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대표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선거제도는 민주주의 꽃이라고 자랑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건국 이래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너무 멀고 지루한 길을 걷는 느낌이다.

 

패거리를 형성하고 부정부패를 잉태하는 선거의 실상

 

민주적 선거제도의 이상과 원칙대로 대표들을 선출할 수만 있다면, 결과에 대해서도 만족하는 대의 민주주의였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적 선거로 선출된 선출직들이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회전문 인사를 하거나, 권한을 남용하여 부정부패에 연루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 중간 평가와 같은 법적 통제시스템이 없으니,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속도위반으로 중앙선 침범하고 사고를 내는 것처럼 독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5년 임기의 역대 대통령 중에서 임기 말에 30%가 넘는 지지를 받은 경우는 김대중대통령(33%)이 유일하다. 결국 선거 전에 공약했던 달콤한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패거리 인사와 부정부패는 선거 시작부터 잉태되고 싹트는 것 같다. 선거 과정의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형식적 과정과는 달리, 이권과 부정부패의 특권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작용한다는 증거다. 선거 때만 되면 범법자, 정치범 및 권력과 야욕에 찬 이해하기 어려운 경력 소유자들까지 우국 및 애국지사를 자처하면서 끼어들어 어지러울 정도로 후보가 넘쳐나게 된다. 이번에는 다르겠지 하면서 선거를 치러봤지만, 결과는 늘 실망스러웠고 따라서 이제는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과 냉소로 일관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치는 아사리 판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말해주듯 선거판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난장판이 된 지 이미 오래되었다. 훌륭한 후보감은 찾기 어렵게 되었고, 마지못해 투표하거나 포기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가 대사를 유능하게 그리고 공평무사하게 수행할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는 국민도 많지 않고, 그런 분위기조차 죽어버린 현실이다. 언론과 매체들도 편 가르기를 일삼고 너무 타락하고 혼란스러워, 후보자 자질 판단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이 기대를 포기하고 냉담하니, 후보자들도 온갖 방법으로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유혹한다. 인신공격과 허위 비방 날조까지도 서슴없이 한다. 후보자들은 표를 얻기 위해 학연, 지연, 혈연, 금품, 권력 등을 동원하여 온갖 이해관계를 만들어낸다. 후보자가 정치 공약을 형식상 내세우지만, 표를 실제로 얻기 위해서는 이면에서 개인과 집단을 대상으로 권좌 밀약 등 이해관계를 약속해 패거리를 형성하며, 국민들 또한 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자신과의 이해관계로 투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동물적 감각을 지닌 후보자들은 일정한 수의 유권자들만 이해관계의 무리로 엮어내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불의한 유혹에 빠지기 쉽다.

어느 관점에서 보면 선거는 과거의 매관매직과 유사하게 권좌 배분 및 부정부패를 밀약하는 선행과정이며, 당선 이후는 이런 밀약을 은밀히 실현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이런 밀약을 은밀히 실현하다가 자체 분란으로 토설하거나 감시망에 걸려 사건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 인식하는 것 같다.

 

 

 

국민들의 각성과 선거제도의 개편

 

 

선거가 양심적이며 공평무사하고 유능한 민주적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꽃이 될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고, 품격과 자질을 가진 인물이 후보가 될 수 있는 여과 장치가 있어야된다. 이런 첫 단추를 잘 꿰어주는 역할을 정당이 해야 하며, 그것이 국민을 위해 정당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기능이다. 그러나 지금의 선거제도가 국민에게 옥석을 가리는 권리와 자유를 부여하고 있지만,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권력 야욕에 날뛰는 군상들이 넘치는 현실에서 순진한 국민에게는 너무 어려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럴지라도 국민의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국가흥망필부유책이라는 말이 있듯이 잘못된 선거는 국가의 파멸로 이끌 수 있고, 1차적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 민주주의는 권한과 함께 책임의 무게가 큰 국가 시스템이다. 따라서 선거를 사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는 대표를 선출하는 중대사로 인식하고, 선거 이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사적인 청탁과 요구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하며, 선출된 대표들이 국가 대사를 위해 공평무사하게 일하는지를 잘 감시해야 한다. 사적 이해관계를 이용하려는 정치 모리배를 과감히 뿌리쳐야 한다.

 

정치 후보자 특히 국회의원의 경우 같은 지역구에서 3회 이상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도 마련되어야 한다. 다선 국회의원의 경우 일정 수의 유권자를 이해관계로 묶어 패거리를 만들어 놓으면, 국정에 소홀하고 지탄의 대상이 된다 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는 훌륭한 정치인이 되려면 특정 지역구를 넘어 범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이 필요하고, 앞으로 국가는 그런 정치인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 인식 풍토의 개선이 필요하다. 각 직업 및 전문분야에서 일정 기간 성공을 거두고 봉사했던 경력의 소유자들이, 마지막으로 명예와 봉사를 위해 선거에 입후보하는 사회적 인식과 풍토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삶을 통해 전문성이 검증된 후보가 선출되어야, 사심없이 봉사하고 미련 없이 물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욕으로 그리고 직업을 위하여 젊은 나이에 정치인이 되면 재선을 위한 권모술수에 유혹되기 마련이며, 재선되지 못하면 사회를 어지럽히는 권력형 비리의 매개자가 되기 쉽다. 이런 현실을 국민은 주목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선거와 관련된 사회 현상 전체에 대한 각성과 인식의 대 전환이 요구된다. 프랑스 정치학자 토크빌의 말처럼,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뼈아픈 지적을 새길 필요가 있다.

 

 

장석민, Ph. D.(한국교육연구소 이사장/()한국복지대학교 총장)

재창간 4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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