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견고한 둑이라도 작은 구멍에서 시작하여 무너질 수 있다
2000년도 초반에 교육계에서는 ‘장천감오’라는 뇌물수수에 대한 소문이 만연한 적이 있었다. 교장 승진엔 1000만원, 교감 승진엔 500만원의 ‘웃돈’이 필요하다는 개탄스런 얘기였다. 김영란법을 비롯하여 다양한 법의 그물이 촘촘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승진과 관련한 뇌물 공여에 대한 소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 사회에서도 인사와 관련한 은밀한 소문들이 떠돌곤 한다. 특히 구청 산하 기관의 임시직 채용이나, 임시직에서 상근직으로의 전환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관심 밖의 영역이다. 가장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쉽게 유혹에 빠지게 되고, 또한 뇌물을 주었다고 해도 공여자 역시 처벌을 받기 때문에 쉽게 발설하지도 못한다. 이런 구조이다 보니,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가 더 많다. 그러나 이런 소문이 나오게 되는 것은 채용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최근에도 금융감독원에서 채용비리 연루자 2명을 각각 부국장과 팀장으로 승진시키는 일을 계기로 40대 초반의 젊은 직원들이 대거 퇴사를 신청했다는 기사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각 자치단체의 선출직 인사권이 커지면서, 선거 때 도움을 준 자기편 사람 심기가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문사는 재래시장과 같아서 다양한 소문들이 집결되는 곳이다. 관악구청의 경우에도 최근에 이런저런 채용과 승진 관련 이야기들이 신문사로 유입되고 있다. 감사실은 이런 소문의 진상을 파악하고, 투명하게 밝혀서 유언비어를 차단시켜야 할 것이다.
컴퓨터와 SNS가 결합하면서 ‘불을 지피지 않았는데, 굴뚝에서 연기를 피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누구에나 임기 말은 위험한 시점이며, 특히 부정적인 소문의 근거가 대부분 내부에 시작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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