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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지르는 군중과 의심하는 한 사람
기사입력  2020/12/23 [19:07] 최종편집   

 (사설)

소리지르는 군중과 의심하는 한 사람

 

의심하지 않는 사람보다, 의심하는 사람을 속이는 것이 더 쉽다. 의심을 해소시켜 주면 믿으니까라는 대사가 영화 에 등장한다. 이것은 무작정 의심하는 사람의 약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의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 의심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확신하고 있는 것이, 사실과 증거에 따른 것인지 먼저 성찰해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안들이 충분히 의심하고 검증한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사람들이 이미 답을 정해놓고, 그것을 강화하거나 확증시켜주는 정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소위 답정너라는 유행어가 생기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너가 무슨 말을 해도, 내 안에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느니 너는 그것을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특히, 우리 사회는 정치적 견해와 관련해서 답정너현상이 극단적으로 심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 내가 지지하는 인물은 교황처럼 절대무오한 존재라는 사고를 깨뜨리는 그 어떤 견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심각한 심리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이들은 법정의 판결조차 부정하고, 오직 자신과 견해를 같이하는 집단과만 동조하려고 한다. 이런 편향된 심리 현상은 주로 사이비종교단체에서만 발견되었는데, 요즘은 정치지도자에 대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심리가 강화될 수 있는 것은 같은 생각과 사고를 가진 사람들과만 소통과 교감을 확대하기 때문이다. 한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이비종교집단의 소속원들이 알려지면서, 상당한 숫자의 사회지도층과 지성인들이 포함된 것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분들이하면서 놀랐던 경험이 있다.

 

특히 정치적 견해에 대한 편 가르기 현상을 보면서 동일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어쩌려고 저러지?’라고 생각도 들었지만, 이것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그들은 그 진실조차 거짓이라고 계속 부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혹시 수백만명이 사슴을 보고, 저것은 말이다.’라고 외치면, 이름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기독교인들이 외우는 사도신경에는 본디오 빌라도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았다는 구절이 있다. 실제로 본디오 빌라도는 세 번씩이나 예수에게서 죄를 찾을 수 없다고 했지만, 군중들이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외치는 함성에 굴복하여,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군중 속에 섞여서 고함치는 사람이 아니라, 의심하는 한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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