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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천과 귀양살이의 지혜와 교훈
기사입력  2020/08/18 [12:32] 최종편집   

 

▲장석민 전 한국복지대힉교 총장

 

(명사칼럼               

좌천과 귀양살이의 지혜와 교훈

 

 

옛 선비들의 귀양살이

 

귀양살이는 조선시대의 형벌제도의 하나이다. 귀양살이는 형벌로써 외진 시골이나 외딴섬으로 유배되어 주거지역을 한정하고 일정한 감시를 받는 부자유스러운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양살이를 갔던 많은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귀양살이 하는 동안 큰 업적을 남기거나 더 큰 인물이 되어 조정에 복귀함으로써 후대 사람들의 칭송을 받거나 귀감이 되기도 하였다.

 

송강(松江) 정철(鄭澈)이나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등을 포함하여 조선시대의 많은 선비들이 모두 귀양살이 하는 동안 많은 작품과 저서를 남겨 후대에 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귀양 갔던 선비들이 유독 더 훌륭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인가?

 

물론 기본적으로 훌륭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그 당시 현직에서 벼슬살이를 했던 선비들보다 더 훌륭했었다는 가정을 세우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들은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그 당시 현직에 계시던 선비들에게 정치 논리나 힘에 밀려 쫓겨난 사람들이란 점에서 사회성의 관점에서 보면 더 무능했던 선비들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에 계셨던 선비들 보다 더 많은 저작물을 남기고 이로써 후대에 더 훌륭한 평가를 받고 있다.

 

 

업적과 후세의 평가

 

귀양살이했던 선비들이 훌륭한 평가를 받는 근거는 그들이 남긴 저작물에 있다. 그런데 그 저작물은 그것이 백성을 이롭게 하는 이론이나 주장에 관한 것이었던, 실물과 실행에 관한 것이었던 간에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현직에 있었던 선비들의 업적은 그 당시에는 실제로 더 방대하고 영향력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직에 있었던 선비들은 너무 바쁜 일정 때문에 이를 기록으로 남길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직에서의 바쁜 일과로 과거의 일을 깊게 반성하고 통찰할 시간 여유가 부족하고 자신의 능력을 재충전할 기회를 갖기도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현직의 선비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귀양살이 갔던 선비들은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하며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양살이에 대한 억울한 감정과 정적에 대한 복수심을 달래는 마음의 수양이 부족 했다면 큰 업적을 내는 일에 집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이들의 인격과 삶의 자세는 높이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에 던져주는 지혜와 교훈

 

오늘날에도 정권이나 기관장이 바뀌거나 간부나 인맥이 바뀌면서 힘과 정치력에 밀려 갑자기 한직이나 외직 또는 지방직으로 좌천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를 일러 현대판 귀양살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누구의 경우에도 이러한 귀양살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민주화 시대로 진전되면서 인맥과 패거리 정치가 더 강화돼 이러한 일이 오히려 더 자주 발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귀양살이 신세가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가? 옛 선비들로부터 지혜를 빌려보면 어떨까?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좌천되고 보면 자신의 공과에 대한 반성에 앞서 배신감으로 울화가 치밀 것이다. 때로는 배경을 동원하여 반격을 가하다가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패배를 인정하고 조용히 물러설 수도 있고, 그간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대응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옛 선비들이 귀양살이에 대응한 행동 특징을 생각해 보면 감정적인 대응이나 적개심을 노출하는 행동을 삼가면서도 자신의 이상과 의지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자기편 인물들은 물론 반대편이나 정적들 조차도 감동할 만큼 지조와 신조를 지키면서 점잖게 처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상과 신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옛 선비들은 귀양살이를 하는 가운데에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나 혼자만 요직에서 계속 머물 수는 없다. 일생을 통해서 보면 경쟁 상대의 시기질투나 환경변화. 권력 교체, 인간관계 실수 등 갖가지 요인들에 의하여 몇 차례 뜻하지 않은 부침과 좌천 또는 영전을 경험할 수도 있다. 요직으로 영전되는 경우에도 조심해야 되지만 좌천 또는 위기가 다가왔을 때는 참으로 현명한 대응과 처신이 요구된다. 옛 선비들과 같이 위기를 기회로 역전 시키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이미 엎어진 일에 대하여 무리한 반격이나 감정적 반응을 하기보다는 환경변화에 대한 진단과 자신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하여 미래의 기회를 만들어 냄으로써 다시 도약하는 것이다.

 

그러나 좌천이나 위기의 상황에서 목전의 이익과 감정에 얽매여 처신을 그르친다면 미래의 재도약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다. 한직이나 외직으로 밀려남으로써 갖게 되는 여유와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능력을 재충전하고 다가올 미래의 성공 전략을 발전시킨다면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감 있는 노력을 말없이 계속하는 것으로 주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다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오게 마련이다.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옛 선비들의 지혜가 오늘을 사는 세대에게도 귀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석민 ()한국복지대학교 총장

재창간 3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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