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놀이터
그동안 아파트의 놀이터를 개보수할 때마다. 입주민들 사이에는 ‘잘 이용하지도 않는 시설’에 돈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시선도 있었다. 그만큼 어린이 놀이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6개월 코로나19로 고통스런 일들이 중첩되고 있지만, 어린이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산불로 타버린 숲에서 어린 새싹들이 솟아나는 것처럼, 예상치 못했던 기적을 보고 있다.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지난 2016년 방한시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전혀 쓸모없을 확률이 크다.”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 비단 유발 하라리뿐 아니라, 많은 미래학자들이 비슷한 예언을 하고 있다. 아마 교육당국자들이 이런 내용을 모를 리 없다. 요즘 6개월이면 세상이 바뀐다는 시대인데, 초중등학교의 교과서 중에는 5~6년 전에 개발한 교과서도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유발 하라리와 미래학자들의 예언이 맞다면, 현재 학생들은 무용한 지식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땀을 낭비하는 것이며, 이 책임은 마땅히 공교육을 주도하는 교육부와 교육자들이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시달리던 아이들이 코로나19로 휴식의 시간을 갖고, 놀이터를 찾으면서 웃음소리가 들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공교육의 틀을 바꿀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과 사람이 경쟁하는 시대였다면, 이제 아이들은 인공지능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살게 된다. 문제를 풀고, 외우고 기억해서 시험 보는 지식으로 인공지능과 경쟁이 가능할까? 이미 ‘알파고 제로’는 36시간을 학습한 후에, 이세돌을 이겨서 우리를 놀라게 했던 ‘알파고’에게 100전 100승을 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주입식 교육의 시대가 끝났다고 오래전에 경고했지만, 여전히 과거의 교과서와 교육과정이 왕처럼 아이들을 짓누르고 있다. 누가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고 구원해 줄 것인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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