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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금은 누가 낼 것인가
기사입력  2020/06/15 [13:58] 최종편집   

 

▲     © 운영자

(칼럼)

그 세금은 누가 낼 것인가

 

한때, ‘소는 누가 키우는가?’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코미디언 박영진씨가 사용했을 때의 의미 속에는, 이미 권위가 추락하고 초라해진 지 오래된 남성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우기면서 썼던 말이다. 남자들의 위상이 추락한 것보다 더 급속히 기업인들의 그것도 바닥을 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양가 부모가 만날 때, 딸 가진 집에서는 사돈댁이 사업을 한다고 하면 은근히 주변에 자랑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즉 사돈댁이 소상공인이든 중소상공인이든, 뭔가 사업을 한다고 하면 경계와 염려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는다고 한다. 국가에 많은 세금을 내면서 공헌하기는 하는데, 속빈 강정인 외화내빈의 기업인들이 많다. 그리고 2018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근로소득 하위 39%는 한 푼도 세금을 내지 않으며, 전체 근로자의 4.3%에 불과한 연봉 1억 원 초과 고소득자 80만 명이 전체 근로소득세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소득자에게서 더 많이 거두어서 복지 분배를 위해 사용한다는 뜻이다.

 

고소득자와 기업인의 세금이 어느 정도 분배 정의를 위해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자(?)에 대한 거부감과 부정적인 정서는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더 심하다. 사업가들은 세무공무원들로부터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을 때가 많다고 항변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실업률이 급속히 치솟아 오르면서 지난 4월 한 달의 실업급여액이 1조 원을 돌파했고, 신청자 수도 작년 대비 33%가 늘어났다고 한다.

 

고용을 창출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중소상공인들의 공로가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를 실감나게 하는 통계자료이다. 직원 급여를 위해 은행과 제2금융권을 드나들면서 굽신거리는 사장들의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로 흔한 일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부동산을 저당 잡힌 경우가 부지기수고, 폐업을 하게 되면 길거리로 나앉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사례도 많다.

 

그리고 회사가 망하는 그 순간까지도 세금 통지서는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고 한다. 몇 명의 직원이라도 고용하고 제 때에 봉급을 지급하는 기업인은 애국자처럼 모셔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에 벼슬아치가 아닌 서민들에게 세금이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는데, 요즈음 중소기업의 사장들 입에서 이 말이 회자된다고 한다.

 

이렇게 기업인과 실업자들이 비명을 지르는데, 돈주머니를 차고 앉아서 인심쓰겠다는 특별한 부류가 있다. ‘자기 돈도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선심쓰듯 퍼주는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연일 언론을 달구고 있다. 나름 자금 조달 계획이 있다고 하지만, 기업을 운용하여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돈을 털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결국 다양한 형태의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증세할 가능성이 높다. 그 대상이 누가 될 것인지, 요즈음 정서를 통해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그럼 계속해서 세금으로 수탈당한다고 느낄 때,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들이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고 할까? 사람의 생각은 누구나 크게 다르지 않다. 열심히 노력해서 벌어봐야 세금으로 나갈 것이라고 하면, 누가 더 열심히 일할 생각을 하겠는가? 평등을 지상목표로 선전하면서, 자본주의를 앞지르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공산주의국가 중에 성공한 나라는 없었다. 1960년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37달러, 남한은 94달러로 북한이 더 앞섰다.

 

그러나 2018년 기준, 남한의 GDP는 북한의 53배 수준이다. 노력하는 만큼 더 잘살 수 있다는 믿음과 욕구가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요즈음 정치인들 사이에서 국민기본소득제에 대한 찬반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매달 누구나 일정 금액의 급여를 무상으로 준다는데, 싫어할 국민이 있겠는가? 그러나 그럴 경우 도대체 얼마나 국부가 소요될 것인가? 대략 모든 국민에게 1인당 매월 40만원을 지급할 경우, 245조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참고로 2020년 국가 예산액이 5135000억 원이었다. 그럼 그 엄청난 재원을 어디에서 염출할 것인가?

 

물론 예산 운용의 지혜도 도입되겠지만, 다분히 고소득자와 기업을 대상으로 더 세금을 거두어 들이거나, 새로운 세금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능한 인재가 우리나라에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인가? 그리고 해외 기업은 우리나라에 회사나 공장을 지을 것인가? 기업들 중에 세금을 피해, 저개발국가로 이전해갈 가능성은 없는지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생산적인 일에는 거의 종사하지 않는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돈 쓸 아이디어에 급급한 데, 그럼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

 

더구나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운 노인층이 급속히 늘어나고 청년들은 삼포시대라고 하는데, 누가 돈을 벌어서 세금을 충당할 수 있을까? 최소한 소를 키울 사람들의 사기는 꺾지말아야 할 것이다.

 

권영출 본지 회장

재창간 3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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