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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민주주의 치명적 약점
기사입력  2020/06/15 [12:35] 최종편집   

 (사설)

직접 민주주의 치명적 약점

 

중국에는 모죽(毛竹)이라는 대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심은 지 5년이 되도록 아무리 정성스럽게 물을 주고, 잘 보살핀다 해도 싹이 나지 않는다. 그 기간동안 땅속 어두운 곳에서 열심히 뿌리를 뻗어서 큰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도록 준비한다. 그래서 5년 후에 싹이 나오면 6주만에도 30m까지 자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식물과 견주어 볼 때, 우리를 지탱시키는 지식의 뿌리는 너무 얇고 허술한 경우가 많다. 책이나 논문을 읽기보다 짧은 신문기사나 인터넷의 단편적 정보와 유튜브의 영상에 몰입하는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SNS와 유튜브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기존의 신문과 방송 중에서도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거짓말과 왜곡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냉정한 이성으로 균형을 잃지 않는다고 알려진 지식인조차 속았다는 고백을 하는 것으로 봐서, 교묘한 위장술이 경지에 도달한 듯하다. 그래서 아예 신문과 방송, 인터넷 정보를 끊었다는 사람도 보았다. 그러나 바쁜 일상을 살면서, 공통의 대화에 끼어들려면 가장 쉬운 것이 그런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단편적 정보를 사실과 진리라고 굳게 믿을 뿐 아니라,

 

다른 견해를 가진 대상을 향해 비판과 비난을 주저하지 않는 태도이다. 오늘날처럼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 일일이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럴수록 우리는 소크라테스처럼 겸손해져야 한다.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한 수십 명의 검사와 판사가 몇 달 혹은 몇 년을 걸쳐서 진행하는 판결에 대해 유죄다, 무죄다를 단칼에 결정내리는 개인을 어떻게 봐야 할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손댈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된 사람들이 많다. 단순한 견해도 쉽지 않은데, 확정판결로 외치기도 한다. 그것도 집단으로. 이런 사회가 건강할 리 없다. 냉정한 이성과 건강한 지성을 겸비하지 못한 대중이 주도하는 직접민주주의는 공포의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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