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는 꼭 가야 하는 곳인가?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중지 사태가 길어지면서, 아파트 놀이터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장면이 일상화되었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희귀한 장면’을 보면서, 왜 그토록 등교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는지 허무함마저 든다. 온라인 강의가 이어지면서, 강의 평가도 크게 3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냥 틀어놓기만 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수업, 2배속으로 틀어서 후닥 청취하는 수업, 귀를 기울이고 정독하는 수업 등이다. 편안하게 수업 선택권이 개입하는 순간이다. 지금처럼 EBS와 E배움터를 통해 유명강사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면, 학교마다 동일 과목의 그 수많은 교사들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될 것이다. 온라인 강좌가 가능하다면, 이번 기회야말로 교수학습 방법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지루하고 의무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을 거부할 수 있는 수업 선택권을 주장하는 교육수요자들이 반드시 나올 것이다. 수업이 공개됨으로 인해 수업에 대한 평가 역시 가능해졌다. 더 이상 현직 교사들도 관료적 시스템의 권위에 기댈 수 없게 되었다.
사회 통념으로 여겨져 왔던 많은 것들에 대한 저항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혁명적인 수업 방법의 개선을 통해 교사의 전문성이 검증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공과목의 전문성을 부여한 교사자격증은 이미 그 빛을 잃었다. 다른 어떤 교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AI)시대는 일반적인 모든 것을 흡수해 버렸다. 지식의 양과 질에 있어서, 어느 교사도 인공지능을 앞설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누구도 손대지 못하고, 주저주저했던 교육개혁에 불을 붙였다. 이제 타죽거나 그 불을 관리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재창간 3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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