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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서 면도날을 뱉어내는 사람
기사입력  2020/04/10 [10:51] 최종편집   

 (사설)

입에서 면도날을 뱉어내는 사람

 

어린 시절에 보았던 서커스 공연은 신기하고 상상을 뛰어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그 기억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다. 특히, 입에서 불을 뿜어내는 기술에 대한 의문은 두고두고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끔찍한 기술을 지닌 사람을 목도하게 된다. 불을 뿜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예리하게 날이 선 면도날을 입에서부터 뿜어내는 자들을 보았기 때문이다. 서커스 공연에서의 마술은 타인을 해치거나 피해를 주는 대신, 감동과 꿈을 안겨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요즘은 가상공간에서조차 면도날이 날아다니는 장면을 목도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기술에 열광적으로 환호하면서 박수를 보내는 자들도 본다. 마치, 기독교인들을 콜로세움에 몰아넣고, 굶주린 사자들이 물어뜯는 장면을 보면서 환호하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로마인들의 눈에 기독교인들은 더 이상 인격을 지닌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욱 잔인한 장면이 연출될 때마다 열광적으로 환호했고, 황제는 그런 군중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 장면이 영화 속에서 표현된다.

 

이런 사회는 결국 파멸로 치닫는 것이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지구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측은히 여기는 자비심과 사랑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사람들도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라고 했으리라. 정치가 저주와 죽음 대신 화해와 상생을 추구할 때, 국가가 흥왕하고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법이다. 어제까지 다정했던 친구를 지지하는 후보가 다르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는 모습도 자주 본다. 우리가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정신과 문화는 오히려 더 후퇴했다는 자조감이 드는 이유이다. 아마도 획일화 교육과 평균에 대한 과도한 신뢰가 다름을 틀림으로 해석하게 만든 것 같다. 종의 다양성이 사라진 자연계가 멸종하는 것을 보면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진짜 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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