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립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관악청소년회관
취재차 관악청소년회관을 찾았다가, 주변을 지나는 고등학생에게 청소년회관에 대한 소견을 물었더니, ‘처음에는 무슨 목욕탕 건물인 줄 알았어요...’라는 말에 뒷통수를 맞는 느낌이었다. 관악구에는 초·중등학교가 무려 88개, 학생 수는 35,732명(2017년 기준)이나 되지만, 구립청소년회관 1개와 독서실과 공부방이 각 1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1개가 전부다.
마침, 관악구에서 청소년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공고한 상태이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지원과 개선에 관한 사항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구립 어린이집과 구립 경로당 등에 지원하는 보조금과 신축 건물에 비교해 볼 때, 청소년시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 현재 투표권이 없다 하더라도 밝고 건강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습득할 수 있는 공간을 요구할 권리가 그들도 있다.
단순히, 수탁기관을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를 제공하는 것은 어른들의 당연한 의무이다. 질 높은 프로그램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전체적인 미관과 시설을 통해 그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가까운 영등포의 문래청소년회관은 작은 지방도시의 군 청사 건물을 연상시킬 정도로 눈에 띄는 외관과 시설로 영등포 구민들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1995년 관악청소년회관이 건립된 이후, 거의 변한 것이 없는 외관과 낡은 시설로 방치되어있는 실정이다. 관악구가 어린이, 청년, 노인뿐 아니라 청소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다면, 구립이라는 말에 걸맞고 관악의 자랑이 될 만한 공간으로 개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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