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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녀에게 탄핵 당한 세계 정상들
기사입력  2019/10/16 [18:58] 최종편집   

  

▲이치선 변호사

  

(기후 칼럼)

16세 소녀에게 탄핵 당한 세계 정상들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23UN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에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절박하고 단호하게 호소했다. 여러분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그녀는 존속의 위기에 내몰린 미래 세대를 대표해서 결정권자들을 강렬하게 탄핵했다.

 

트럼프는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그녀는 밝고 멋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처럼 보였다. 만나서 반가웠다.”라고 조롱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기후변화는 뻥이다라고 말하고, 파리 협약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했었다. 트럼프야 그렇다 치고, 대한민국 대통령은 어떤 연설을 했을까? 문대통령은 마치 다른 행성으로부터 이제 막 지구에 도착한 듯이 기후행동 정상회의의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 이탈리아 160개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 기후파업 시위 참여 장면

 

회의를 3일 앞두고, 세계 시민들 400만 명이 기후 파업을 벌였다. 회의 개최 도시인 뉴욕에서는 25만 명이 맨해튼 거리를 가득 메웠다. 920일부터 927일까지 이어지는 국제 기후파업 주간첫날이었다. 당연히 ‘UN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겨냥한 것이었다. 지금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목표, 기온상승 1.5이내로 제한!

 

지구인들에게 파국에 대한 인식은 갑자기 들이닥쳤다. 201512월 파리기후협약은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에 비교해 2이하로 막는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1오른 상태이긴 하나, 10년에 0.2씩 상승하고 있으니 아직 꽤나 여유가 있는 듯이 보였다. 사실 2라는 목표는 EU2007년에 이를 수립한 후 국제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수치였다. 그러나, 201810월 목표가 수정되었다.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48차 총회는 195개국 만장일치로 [1.5특별보고서]를 승인했다. 의장인 한국인 이회성씨는 개막식에서 “IPCC 역사상 가장 중요한 총회라고 역설했다. [1.5특별보고서]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에 비교해 1.5이내로 막는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2030년까지 2010년에 비해 45% 감축한다. 이산화탄소 순 배출을 2050년까지 0으로 한다.

 

위 보고서는 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예산이 201811일 기준으로 4200억 톤이 남았다고 제시하였다. 달리 말하자면 인류가 그 이상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파국을 맞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전 세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20억 톤이다. 지금 추세라면 202712월 말일로 탄소예산이 소진된다. 이것이 위 보고서가 내놓은 결론이다.

 

 

IPCC가 제시한 일정표를 못 지키면 어떻게 되는가? 지구의 기온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영구동토층의 해동, 메탄 방출 등 지구가 스스로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방출한다. 인류가 화석연료 연소를 중단하더라도 지구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멈추지 않게 된다. 그로 인해 몇십 배의 온실효과가 초래될 수 있다. 그 메커니즘이 가동되면 인류는 기후를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다. 장구한 기간 동안 기후는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수차례 등장했던 대멸종의 기제이다. [1.5특별보고서]는 그 임계점이 1.5부근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임계점까지 0.5남았다. 임계점 도달을 피하기 위한 탄소예산이 2027년 말이면 모두 소진된다. 파국을 피하려면 2030년까지 45% 감축해야 한다. 각 국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 당시 약속한 감축계획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2030년 연간 배출량은 550억 톤으로서, 지금보다 오히려 더 중가한다. 지구인들은 불현듯 긴박한 일정표를 받아 쥐었다. 이것이 920일 세계 시민 400만 명이 기후파업을 전개한 배경이다.

 

 

그러면, 923‘UN 기후행동 정상회의는 시민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을까? 이 회의의 목적은 각 국이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보다 더욱 강화된 기후 계획을 약속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3대 주요 배출국인 중국, 미국, 인도는 1.5는커녕 파리기후협약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약속조차도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지는 약속은 없었고, 미국은 침묵했다라고 논평했다.

 

한편, 대한민국은 어떤가?

 

대한민국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당시 UN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BAU(Business as Usual) 대비 37%를 감축한 53600만 톤이라고 목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2018[1.5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2010년에 비해 45%를 감축해야 하기 때문에 2030년 목표치를 36천만 톤으로 수정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연간 배출량이 7억톤 가량이니, 10년 내로 50%를 줄여야 국제사회의 규범에 맞출 수 있다.

 

앞에서 온실가스 3대 주요 배출국이 중국, 미국, 인도라고 언급하였는데, 그 뒤로는 러시아, 일본, 독일이 있고, 다음이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은 온실가스 배출 국가별 순위로는 7위이고 개인별 순위로는 5위이다. 대한민국은 기후악당국가로 불리고 있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위와 같은 실태를 뻔히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문대통령은 920UN에서 어떤 약속을 했는가?

 

 

첫째,파리기후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석탄화력발전소를 4기 감축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파리기후협약을 충실히 이행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는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수준이고, 더구나 대한민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근래에 더욱 증가하고 있다. 또한, 문대통령은 노후화한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폐쇄한 대신 현재 7개를 신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 대한민국의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2018년에 42%였다. 2018년에 수립된 국가에너지수급계획에 의하면 2030년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37%이다.

 

둘째,녹색기후기금 공여액을 2배로 늘이겠다.” 대한민국이 2012년에 인천 송도로 녹색기후기금을 유치해 올 때 기금 조성 목표액은 2020년까지 8000억 달러였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1억 달러를 냈는데, 위 약속에 의하면 2023년까지 2억 달러를 내겠다는 것이다. 녹색기후기금을 당시 경쟁국이었던 독일이 유치했더라면 전 세계 기후 정의를 위해 훨씬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의지도 없는 대한민국이 이를 가져와서는 녹색기후기금을 망쳐 놓았다.

 

 

셋째,내년도 2P4G 정상회의한국 개최를 선언한다.”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회의인데, 2018년 제1차 회의에서 기업과 투자자들에 기업의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전반적 전략에 담아 지속가능발전목표로의 투자 방향을 설정해 글로벌 도전에 대처하고 ....기타등등이라는 선언을 했다. 2018년 참가국은 한국, 덴마크, 케냐, 베트남, 에티오피아 5개국이다. 이 회의를 조직해서 무얼 하겠다는 건가.

 

 

넷째, “‘세계 푸른 하늘의 날지정을 제안한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매년 700만 명 이상 대기오염으로 조기사망하고 있다.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기타등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회의에서 왜 대기질 개선을 논하는가. 이 대목에 이르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기후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전 세계인 앞에서 대한민국을 모욕한 연설문 작성 담당 비서관을 당장 파면하시기 바란다.

 

2020년 영국에서 UN기후협약 당사국 총회가 열린다. 이 회의는 인류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당사국 총회가 [1.5특별보고서]에 따라 감축계획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생존과 문명의 존속에 대한 희망이 생긴다. 만일에 실패하면? 현재 플랜B는 존재하지 않는다.

 

 

툰베리는 그의 연설을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우리세대는 여러분이 배신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치선/ 변호사

재창간 3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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