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의란 무엇인가?
한 세대 전, 영∙호남을 이분시켜 정치적으로 이용했던 시대를 벗어나는가 했는데, 새로운 흑백의 집단 패싸움이 시작되고 있다. 이 공간은 가히 맹신적인 종교 집단과 비슷해서, 상식과 사회통념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결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는 기현상인데, 정치권은 은근히 이것을 즐기고 방치하고 있다. 불로소득처럼 저절로 굴러들어온 지지 세력이 싫지 않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들이 자신의 저서가 미국보다 더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그도 한국이 이토록 ‘정의’에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그토록 ‘정의’의 가치를 지고지순한 모델로 떠받들던 때가 10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가 왜 지금은 걸레 취급을 당하는지 의아하다. 보석은 비록 진흙 속에 묻혀 있다 해도 그 빛과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때 지성을 대표하는 분들이라 믿었던 사람들의 논리가 젊은이들을 당황케 한다. 카톨릭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조차 무흠(無欠)하지 않다고 고백하는데,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실수와 과오가 없겠는가? 마이클 샌들 교수에 의하면, 사회가 정의롭다는 것은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올바르게 분배하는 것이라 했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자칭 지성인(?)들은 정치논리의 안경을 벗어버리고, 젊은이들이 외치는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외침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들은 바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말하고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회복시켜 달라고 부르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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