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광진구 ‘광진정보도서관’ 집중취재(1) >>> 자치구 벤치마킹 사례
‘광진정보도서관’ 대통령상 3회 수상 이유!
자치구 도서관 역할과 기능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광진정보도서관’ 사서들의 활약
공채로 채용된 도서관장과 정규직 사서들이 19년간 전국 최고 도서관으로 운영해내
광진구의 대표 도서관인 ‘광진정보도서관’은 지난 2011년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2018년 3회 연속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국 최초의 도서관이 되었다.
광진정보도서관이 대통령상을 3번이나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관장을 비롯해 사서를 공개채용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관장과 사서가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되고 안정되다보니 주체적으로 도서관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광진구가 도서관사업의 정책방향을 주도할 도서관장으로 광진구에서 초중고를 나와 마을이장 역할도 할 수 있는 문헌정보학 박사 출신 도서관 전문가를 공채로 채용한 점도 주목된다. 광진정보도서관에서는 관장실도 없다. 도서관장도 실무자의 한 사람으로 사서직원들과 공동 사무실에서 실무에 참여한다.
서울시공공도서관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오지은 광진정보도서관장은 “기존 도서관의 역할은 도서열람과 대출, 공부방 제공, 약간의 평생교육과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서울지역에서 평생교육하는 곳은 너무 많고, 문화원이나 자치회관, 주민센터 등 공공시설들까지 평생교육이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도서관 역할까지 중복할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면서, “광진정보도서관은 기존 도서관과 달리 책을 매개로 지역주민간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를 조화롭게 만들 수 있는 건설적인 시민을 양성하는 것을 도서관 고유의 역할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광진정보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프로그램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적 가치와 구민 서비스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지역주민과 지역을 분석하여 이용자에게 적합하고, 지역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광진정보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은 사서가 중심이 되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사서의 역할은 단순하게 프로그램 기획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서가 프로그램 진행에 직접 참여하여 진행촉진자(facilitator퍼실리테이터)로서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을 보장한다.
광진정보도서관은 또한 기존 도서관에서 운영하지 않았던 다양한 확장된 실천프로그램을 구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서가 리더로 참여하는 ‘책 읽는 엄마(아빠)학교’ 운영을 비롯해 ‘책을 품은 텃밭’ 일환으로 옥상에 텃밭을 조성하여 분양하고 분양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시농업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인 지난 2013년부터 메이커스페이스 교육장을 도서관에 유치하여 메이커를 양성하여왔다. 2018년에는 메이커스페이스 작업장을 유치하여 메이커들의 창작공간으로 운영하고, 2019년에는 메이커들의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광진정보도서관이 전국도서관운영평가에서 한 번도 어려운데 세 번이나 대통령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이처럼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도서관 역할을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끌어올린 것을 비롯해 사서들의 주체적인 참여, 혁신적인 프로그램 등이 높이 산 것으로 평가된다.
이복열 기자
재창간 33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