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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으면 보이는 것들
기사입력  2019/06/06 [15:53] 최종편집   

 (사설)

멀리 있으면 보이는 것들

 

바둑이 한창 재미있을 때, 남들이 두는 바둑판에서 훈수를 두다가 혼이 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바둑 두는 사람이면 수십, 수 백 번 경험하는 일인데, ‘왜 옆에서 보면 잘 보일까 ?’ 그래서 나보다 급수가 낮아도 그의 조언이 의미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런데 거꾸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데, 잘 보인다면 어폐(語弊)가 있는 듯이 보일 수 있다.

 

현미경처럼 될 수 있는 한 가장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아주 멀리 떨어져야만 보이는 것도 있다. 가끔 산 정상에 올라가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느끼는 감정도 비슷할 것이다. 멀리 떨어져야 큰 그림 즉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나라 일을 하시는 분들이 큰 그림 보겠다고 해외연수랍시고 떠나는데, 이상한 곳에 집중하느라 헛돈을 쓰고 돌아오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우연히 호주에 머물면서 호주 선거의 전후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선거 직전까지 심지어 출구조사에서도, 노동당의 승리를 예견했는데 결과는 정반대가 나왔다. 여론조사가 너무 심하게 틀리는 바람에 호주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개인 GDP 5만 불이 넘는 나라의 시민들도 여론조사에 정직하게 응답하지 않는다. 불신이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여론조사는 더욱 신뢰도를 잃어가고 있다.

 

응답율도 10%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런 조사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정치인들뿐이다. 국민들이 자기 마음을 정직하게 드러내지 않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정치인과 열혈 지지자들이다. 서로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자신들의 이익과 목적을 합리화하는 것이 지겹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총선에서 어떤 투표결과가 나올지 무척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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