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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의 끝을 기다린다
(안영혁의 힐링칼럼)
기사입력  2019/04/26 [09:44] 최종편집   

 

▲안영혁 목사


(안영혁의 힐링칼럼)

냉전의 끝을 기다린다

 

개인적 소망이 그렇다. 군사 정권과 별로 다를 바 없는 봉건주의에 가까운 정부가 서지 않는 것이 늘 사회에 대한 기본적 바램이다. 우리 국민이 모두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촛불을 밝히던 시기에는 온 국민이 그런 바램을 가졌던 것 같다. 필자가 그저 소시민에 불과할 뿐이라서 그럴 것이라 본다. 촛불로 새로 시작된 정부에게 나도 모르게 원하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있던 저 정부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새로 세워진 정부가 원래부터 아주 좋기 때문에 생기는 좋은 일이 많았으면 했다. 북과의 대화가 하나의 신호탄처럼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미 이만한 발전을 한 나라들은 높은 비율의 경제성장이 어렵다는 변명 가운데, 경제 형편이 그다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참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 작은 비율의 변화가 극대화되는 곳에서는 아마 큰 성공도 하고 큰 실패도 하겠지만, 그래도 소시민으로서는 그냥 견딜 만하다. 이 와중에 직장이 있는 사람은 그런 대로 버텨낼 것이고, 변변한 직장이 없는 사람은 아슬아슬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일단 소비를 줄이고, 돈이 안 드는 살림 방법을 배우고, 좀 더 지략이 있다면 사람들과 어울려서 이런 시대 이기는 법에 대하여 토론도 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참 뜻대로 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다. 물러난 청와대대변인은 촛불 정국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물인 것으로 안다. 그런데 하여간 그가 10억에 달하는 돈을 빌렸다 하고, 또 그 두 배 이상 되는 집을 샀는데,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그게 투기로도 보인다고 한다. 원래 권력을 쥐면 그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점점 일상화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정도는 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인지상정으로 하자면 그런 거지하고 지나가면 그것도 견딜 만은 한 것 같다. 그런데 자꾸 마음속을 파고드는 난감한 감회가 하나 있다. 나는 그 촛불 들던 그 자리에 무엇을 위해 갔던 거지? 그리고 저런 사람들이 승리를 저런 식으로 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는데, 결국은 저렇게 하네! 그런 생각이 파고드는 것이다. 그들을 마구 나무라는 것보다 자꾸 나 자신을 나무라게 되는 것이다. 나는 또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한 거야. 나는 또 실수한 거야!

 

사실 이런 것이 두렵기 때문에 차라리 아주 진보적인 당을 지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대체로 그들에게 표를 던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그들은 정치의 주류는 아니니까, 조금 덜 진보적이지만 조금 덜 보수적이기도 한 저 당과 그곳 사람들을 애써 믿어보려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서 믿어 보았는데, 또 실패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전 청와대 대변인 그 사람은 언론으로 말하자면 좀 진보적이기도 했던 사람인데, 나는 대체 어디까지 속고 나야 세상을 알게 되려나? 그러니까 이런 질문들이 자꾸 나를 파고들어서 내가 나를 참아주기가 참 어렵다.

 

그래도 이런 칼칼한 사회 변화 이야기에 동조하느라 여러 가지 이익을 얻을 자리에 못 가기도 하고, 성격 자체가 그러니까 너무 이익을 얻기 위해서 막 쏠려 다니지도 못하고 그래서 나이 들면서도 세상이 말하는 번듯한 삶이 잘 살아지지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데 나하고 비슷한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들도 권력이 생기면 저렇게 엉뚱한 일을 벌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 때문에 자꾸 나를 비난해야 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세상이 정말 쓰다.

 

그래서 그럴 양이면 차라리 대통령은 자꾸 국회와 싸우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돈도 많고, 이미 애매한 비리들을 저지른 그런 사람들 아니면 장관 될 사람도 없고 법관 될 사람도 없는 것인지. 차라리 좀 고쳐서 쓸 수 있는 사람으로 인력 풀을 넓혀서 좀 데리고 오면 안 되나? 그러고 있다. 현 정부가 스스로를 인정하며 부리는 적폐들에 대한 결기는 인정이 되기는 하지만, 이번 정부 사람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결기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대통령 임기 내내 그러고는 그 다음에 사회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게 사실 제일 두려운 일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뭘 그리 잘못해서 그런 극단적인 선택에까지 갔던가? 모든 것을 잘 하고 난 다음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결기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잘못도 있는 것 같다.

 

이 결기가 두려운 것은 그러다가 또 정권을 잃어버리면, 우리는 단지 보수적인 분위기에 내몰리는 것이 아니라 봉건주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같을 텐데. 그게 무섭다. 결기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결기가 자칫하면 불러 올 그런 결과가 무서운 것이다.

 

사실 대충 짚어보는 마음에 이전 김대중 대통령은 요즘 그 누구보다 정치적 고난을 당했어도 대통령직은 결기가 아니라 지혜로 잘 수행하였던 것 같다. 오늘 다시 그가 그립다!

 

안영혁(예본교회목사, 총신대학교교수)

재창간 3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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