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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세한 자식 그리고 후회하는 부모
기사입력  2019/03/25 [10:24] 최종편집   

 

▲장석민 이사장

 

(명사칼럼)

출세한 자식 그리고 후회하는 부모

 

 

 

우리는 자식 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투자했고, 희생 했고, 정성을 다했다. 그 덕에 자식들이 고등교육을 받았고, 돈도 벌었고, 소위 말하는 출세를 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즈음 이러한 자식들이 효도는 고사하고, 부모님에게 배은망덕 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후회하고 서운해 하는 노부모가 많아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시대 변화일지 모르나 부모 세대의 씁쓸한 감정은 지울 수 없다.

 

출세한 자식 그리고 후회하는 부모

 

부귀다남은 축복의 인사말 이였다. 전통적 농경사회에서는 노동력의 원천인 아들이 많은 것이 부자 되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산업사회가 진전되면서 어느새 자식 많은 것은 재앙으로 인식되고 아들보다는 딸이 더 좋다는 시대가 되었다.

 

 

자식은 가문과 대를 이어가는 대들보이며,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주는 가장 확실한 보장제도였다. 때문에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자식을 낳으려 했고, 심지어 양자까지 해서 대를 이어가려 했다. 효도가 보편적이었던 전통 사회에서 자식보다 더 믿을 수 있는 노후 대책은 없었다.

 

 

우리나라 전통적 기본 교본으로 가르쳐왔던 소학은 신체와 머리카락과 피부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감히 훼상치 않는 것이 효의 시작(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이며, 자신의 몸을 바로 세워 도를 행하고 그렇게 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쳐 부모님을 영예롭게 하면 효도를 완성(立身行道 揚名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한다고 가르쳤다.

 

 

이러한 효의 전통이 굳건했던 사회에서 부모가 자식의 출세 교육에 몰입하는 것은 당연했고, 그 대가로 출세한 자식으로부터 효도 받는 것 또한 당연한 권리처럼 인식 되었다. 자식들 또한 이를 당연한 의무로 받아드렸다. 인간의 기본 도리가 효도이었고, 교육 또한 이를 가르치는 것이었으니, 입신출세 교육이 당연한 것이었다.

 

 

 

시대 변화 및 효도관의 변화

 

 

다수의 부모들이 자식의 교육과 뒷바라지에 몰입하다가 막상 자신의 노후 준비는 못 한 채 노년을 맞고 있다. IMF 경제위기 이래 2~30년 이상 경기침체와 만성적 실업 시대가 지속됨으로써 자식 세대는 취업이 어렵게 되었고, 취업이 되어도 불완전하고,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부모를 봉양할 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결혼도 미루고 심지어 포기까지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부양 받기는커녕 일부 부모들은 성인이 된 자식들까지 캥거루처럼 끌어안고 있어야 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효와 전통적 가치관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저성장과 취업난이 지속되는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젊은 층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정치세력이 선진적 복지제도를 내세우면서 부모의 봉양과 건강 지원을 국가 제도로 대치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여, 호응과 함께 젊은 층의 가치관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부모의 노후 봉양과 건강관리는 자식들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국가 사회의 책임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서 자식들이 희생을 감내하면서 효도하기를 기대하는 부모들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도 경제적 독립을 포기하고 부모에게 기대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심지어 부모의 재산을 빼앗기 위해 살해도 서슴지 않는 금수만도 못한 젊은이들도 심심찮게 출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세한 자식은 나라의 자식이고 병신자식이 내 자식이라는 속담도 있다. 출세한 자식은 할 일도 많고 바쁘니 효도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입신출세 교육만 받았지, 정착 효도에 관한 훈련을 받지 못 하였다. 더욱이 부모의 봉양은 현대적 복지제도의 책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그런 자식 세대에게 효행을 기대하는 것이 당초부터 무리였는지 모른다. 노인들 모임에 나가보면 자식과 자부에 대해 서운해 하고, 불효를 탓하는 보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자식 교육 잘못했다고 후회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자식에 대한 새로운 기대와 교육관 정립

 

 

효의 근본 취지는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불편하지 않게 해드리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과 태도를 부모님께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며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부 젊은이들이 효의 현대적 실천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옛 방식의 효행만을 보고 구습으로 거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효행은 백행의 근본(孝行 百行之本)이라는 말이 뜻 하듯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불편하지 않게 보살필 수 있다면, 이는 사람들의 뜻을 헤아려 모든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원만히 행동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갖추게 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점에서 말세로 치닫는 사회의 인간성 회복을 위하여 현대적 효 사상 교육은 새롭게 강조될 필요가 있다.

 

부모 세대 또한 시대 변화에 맞는 교육관과 자식 관을 정립해야 한다. 자식은 부모의 뜻대로 조형하고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엄연히 부모와 다른 적성과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 독립된 인격체이다. 때문에 부모는 마땅히 자식을 노후 보장책이라기보다는 그 나름의 올바른 인격체로 기르기 위해 교육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대하고 강요하지 않아도 인간 본성에 맞는 효도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인간 교육이 되면, 동물이 아닌 이상, 낳고 길러준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행동을 자연히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부모들도 노후를 스스로 준비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견지해야 되며, 자식 교육을 위해 노후 준비를 포기하거나, 자식에게 무리한 기대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 노후는 질병 등으로 독립된 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자식들이 책임지는 아름다운 전통이 사회보장제도라는 미명하에 포기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장석민 Ph. D./한국교육연구소 이사장

재창간 3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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