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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광신도들을 닮아가는 정치 지지자 모임
기사입력  2019/02/25 [15:53]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종교적 광신도들을 닮아가는 정치 지지자 모임

 

많은 학자들이 산업화, 도시화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인간소외가 일어나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과거 대가족중심의 농경사회에서는 마을공동체의 일원으로 친밀한 인간관계가 자연스럽게 가능했지만, 도시가 커지고 산업화 사회에 적합하도록 핵가족으로 쪼개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로부터 점차 소외되는 고독한 인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대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인간은작은 부속품으로 전락되고, 뒤처지면 패배자가 된다는 절박감은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을 밟아야 된다는 인간성 상실로 이끌어갔다.

 

종교야 말로 이런 메마른 상황에서 허덕이는 영혼들에게, 이웃사랑의 미덕을 통하여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구원의 삶을 제공할 수 있다. 유마거사의 중생이아프니 내가 아프다라는 말속에 모든 종교가 지향하는 바가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종교지도자들 특히 사이비종교는 이런 소외된 인간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니체에 의하면, 특정 종교든 정치적 이념이든 어떤 확신에 독단적으로 사로잡히는 것은 일종의 자기 소외이며, 심지어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바라는 태도의 표현이라고 보았다.

 

사이비 종교의 위험성은 자기 소외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인간을 구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더욱 심화시킬 뿐 아니라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이용한다는 점이다. 그런 종교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내 종교만이 진리를 독점하고 있다는 배타성과 유일성 그리고 맹목성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이 믿는 것 이외의 다른 것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것을 사회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교리에 충실한 믿음의 표현이라는 자기 확신에 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의 과장된 자만심은 쉽게 분노하고 타 종교를 공격하는 행위에서 자기 정당성을 강화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그리고 동료집단의 인정을 갈망하면서, 자기 확신의 근거를 집단 속에서 찾는 역설적인 의존성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니체가 말하기를 사람들은 어떤 주장이나 확신의 합당한 근거에 의해서가 아니라, 광신자들이 자신의 주장과 확신을 위해 자신을 거리낌 없이 바치는 등의 몸짓에 의해서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어그러진 종교적 광신도들의 모습이 요즈음 정치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 사회는 개인의 정치적 판단이 전체 사회의 정치 결정에 극히 미미하게 영향을 끼치거나,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생겨난 개념이 정치로부터의 소외이다. 과거 농경중심의 전통 사회의 마을 공동체에서는 개인도 어느 정도 당당한 의사 결정의 주체였다. 그러나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는 단지 무수히 많은 유권자 중 한 사람이기에 정치적 결정과 정치 과정으로부터 지속적인 소외를 경험하게 된다.

 

즉 자신의 정치적 판단과 자신의 삶이 서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좌절을 경험하면서 특정 정치인의 지지모임이 서서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2316일 민주당 대선후보 광주지역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595표로 이인제 후보(491)를 따돌린 일과 노사모의 역할은 긍정적 사례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이후 노사모의 아류라고 할 수 있는 수많은 정치 지지자들의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많은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핵심을 요약하자면, ‘사람들이 어떤 이념에 대해 확신을 갖는 것은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 보다는, 그것이 자신의 삶에 확고한 의미와 방향을 부여하기 때문에 그것을 믿는다. 즉 독선적 이념을 철저하게 신봉하는 사람의 경우, 진리 보다 삶의 위안을 택한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노사모 이래 요즘처럼 인기있는 정치지도자들의 지지모임의 춘추전국시대가 또 있을까 싶다. 이런 모임들은 앞서 말한 사이비종교 집단의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과신'(過信)'맹신(盲信)’이 지나친 나머지 사회적 약속과 근간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조차 서슴지 않는다는데 있다.

 

국가 권력을 입법, 행정, 사법의 셋으로 나누고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국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중학생이면 아는 내용이다. 이것이 헌법의 정신이기도 하다. 한없이 쪼그라든 개인이 기댈 수 있는 것이 종교이며, 정치 지지모임이라는 점을 십분 이해한다 해도 작금의 현상은 경계선을 넘은 것 같다.

 

역사적으로 가장 잔인했던 전쟁이 종교전쟁이라고 하는데, 최근의 정치지지자 모임과 집단이 그렇게 변질될까 두렵다.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타인을 존중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결국 가장 저급한 약육강식의 정글로 전락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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