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신호를 느낀다
중국 원나라 때 楊文奎(양문규)가 쓴 '兒女團圓(아녀단원)'에는 “내가 그에게 이 일을 신신당부했으니,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나만 안다”는 대목이 나온다. 두 사람에 이외에 누구도 알아서는 안되는 극비의 일을 추진할 때도, 중국인들은 당사자 외에 ‘하늘과 땅’을 거론했다. 가끔 잊고 살지만, 하늘과 땅은 그것은 안다고 믿었던 중국인들의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 최근에 정치인들의 재판 불복종 사례를 보면서, 공의는 하늘과 땅이 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떤 자료를 보면, 전문가인 의사들의 오진율도 15~20%에 이른다고 하니, 판사들의 판결에도 분명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로 구성된 거대 집단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위형식으로 법의 판결을 부정하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 중에 수백시간 동안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자들의 진술을 꼼꼼히 들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무엇을 근거로 ‘맞다 틀렸다’를 저렇게 자신만만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이리 저리 타인의 주장에 검증과정도 없이 쓸려 다니며, 외치는 목소리는 마치 소크라테스에게 독배를 주었던 대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논리정연하고 현란한 언어를 구사하며 선동하는 괴벨스에게 농락당했던 독일 국민들처럼 무서운 파시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는 “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 진실의 배합이 더 나은 효과를 보여준다.”고 했다. 놀라운 통찰력이었다. 진영논리로 인해 세뇌된 잘못된 신념은 ‘1%의 진실로 99%의 거짓말을, 100% 진실로 만들 수 있구나’하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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