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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태도시와 지역정부를 통해 본 ‘합의’의 정치문화
독일 해외비교시찰보고서(3) : 관악구의회 주무열 의원
기사입력  2019/01/29 [13:48] 최종편집   

 

▲독일 기관 방문 관악구의원들의 기념사진

 

독일 해외비교시찰보고서(3) : 관악구의회 주무열 의원

독일 생태도시와 지역정부를 통해 본 합의의 정치문화

 

2018613일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낙성대동, 인헌동, 남현동에서 관악구의원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입학하면서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으니 관악에 온지 고작 15년 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대학교에서 총학생회장을 했다곤 하나 주민들이 주무열이라는 사람을 알게 무언가. 그런데도 당선이 되었다. 누군가의 어떻게 당선된 것 같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던 기억이 난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세 가지 표입니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희망, 또 하나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온 분들의 깊은 신뢰, 또 하나는 정치의 영역에 젊은 사람이 들어가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당선된 것 같습니다. 저는 그 기대에 부응할 의무가 있습니다.”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해외비교시찰에 대한 기사는 보통 외유성 출장도중 물의를 일으킨 내용이 많다. 그렇기에 나라도 값지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길 다짐하면서 독일로 출발했다. 출발하기 전 배워야 할 목표로 세 가지 정도를 세웠던 것 같다. 좋은 정부정책을 배우는 것. 좋은 지역정부 구성과 운영을 배우는 것. 좋은 정당을 만드는 것. 정당정치와 지방분권이 확실한 독일에서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 생각했다. 연일 새벽부터 일어나 출발해서 쉬지 않고 강행군을 했던 독일에서 보고 느낀 바를 조금 남겨보고자 한다.

 

▲관악구의원들이 독일 내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 이용 장면


프라이부르크 생태도시 원동력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를 타고 도착한 프라이부르크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태도시다. 놀랍게도 녹색당이 지방정부의 여당을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의 운영목표를 에너지절감, 친환경발전, 자원재활용 등에 두고 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빠르게 만들어 도시 전체를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도시로 만드는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청에서 관련내용을 들으면서도 과연 주민들은 그것에 찬성할지? 찬성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진행되는 과정에 반발 같은 것은 없을까?” 등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재활용 분리수거하는 장면을 본 후 그러한 생각은 사라졌다. 아직 3~4살밖에 안된 아이를 품에서 끌어올린 어머니는 아이에게 갈색병과 투명한 병을 구분하며 재활용분류통의 각기 다른 곳에 넣도록 하고 있었다. 아직 이해하기 어려운 나이 일 것 같은데도 어머니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면서 병을 하나씩 아이에게 건네어 주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생태도시 프라이부르크를 만들기 위해 하는 교육일 터다. 행정이 원하는 바대로 주민들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이곳의 주민은 그들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행정을 끌고 가는 것처럼 보였다.

 

▲공원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의원들 모습


독일이 정치 선진국인 이유

 

베를린 근교의 인구 1만 명 정도의 작은 도시 비르켄베르데에서는 시장과 직접면담을 진행했다. 18명의 시의원들은 12개 정당에서 분산되어 당선되었고 5개의 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시를 운영하고 있었다. 혹시나 하여 동료의원들과 시장의 출신정당을 보니 놀랍게도 가장 소속 의원이 적은 교섭단체에 소속되어 있었고, 게다가 시장은 1명만 당선된 정당 출신이었다. 의회에서 다수파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에서 시장이 되어도 운영이 쉽지 않을진대 도대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시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대답은 놀라웠다. 본래 시장은 독단적으로 일을 해서는 안 되고 모든 일을 시의회와 협력하여 진행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본래 일은 독단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못 박는 그 모습이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독일연방정치교육원에서의 이야기다. A라는 집권정당이 정책을 내놓았는데 그 A당의 당원들이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독일에서는 어떻게 갈등을 조절하는지 궁금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갖고 있고 다양한 정부정책을 만들어 내지만 과연 모든 민주당당원들이 동의하는지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 한명의 정치인으로서 소속정당의 흩어져 있는 당원들을 어떻게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에 했던 질문이었다.

 

 

대답은 놀라웠다. 굵직한 정부정책은 이미 시행되기 전에 각 자치단체 별로 당원들에게 미리 고지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것에 대한 찬반을 넘어 심도 깊은 고민과 토론까지 구체적으로 정당에 전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기초단위에서 일단 합의가 이뤄지면 그것을 최대한 수용하고 지키려 한다고 한다. 그러한 의견들은 점점 더 상위구조에서 모여 그때마다 토론과 합의가 이뤄지고 최종적으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 정부가 집행한다고 한다.

 

독일이 정치적으로 선진국인 이유는 아주 명확했다. 국가는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합의된 사항을 집행한다. 각 지역의 행정조직은 일방적으로 정책을 시행하거나 그것에 반대하는데 에너지를 쏟는 것이 아니라 합의에 따라 행동한다.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은 이미 정당 활동을 통해 어떠한 정부정책이 시행될지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해 열띤 토론을 마치고 난 후다. 그래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이 집행될 때 그것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후세에게 교육시키는 주체가 된다.

 

마냥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한 것들이야 말로 우리세대가 정치를 통해 바꿔나가야 할 앞으로의 모습이라고 다짐하면 된다. 20년 뒤, 다른 나라에서 대한민국의 정치를 배우기 위해 오게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의 젊은 정치세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주무열/ 관악구의회 의원

재창간 3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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