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최근에 논란이 된 예천군 의원들의 사례와 버금갈만한 일들이 그동안 비일비재했었고, 그나마 언론이 추적하면서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난 것뿐이다. 결국 국민의 혈세를 퍼주면서 국민들이 왜 이런 추태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가? 그 핵심 배경에는 이런 지방의원들을 공천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크다. 국민들은 세금을 내어서 국회의원들의 보좌관 숫자만 늘려준 꼴이다. 지방의원들의 입장에서는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에게 복종하는 철저한 ‘을’의 위치에서, 수족이 되어 심부름꾼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지방의원이 주민의 심부름꾼이 아니라면, 세금을 쓸 이유도 없어지는 것이다. 건강 수명이 늘어나고 대학졸업자가 많아지면서, 정년퇴직자 중에는 무보수 명예직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싶은 유능한 인재들이 차고 넘친다.
대기업과 공기업 임원 출신, 대학교수 출신들 중에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보수로 지방의회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지방의회가 복원된 지 이미 20년이 훌쩍 넘어섰다.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의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많은 지방의원들도 국회의원들에게 예속되는 정당 공천을 반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무보수명예직을 선택하는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지식 문화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보수 없이도 명예롭게 지역사회와 공공의 가치를 위해 봉사하려는 지성인의 숫자가 그만큼 늘어났다. 우리나라도 ‘명예’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풍토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가능하다고 본다. 주민들이 지방의원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현하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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