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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70을 바라보면서... 삶을 즐기고 베풀고 참고 살아야
어르신자서전: 2018년도 출판 <어사>의 저자 서홍덕님(마지막회)
기사입력  2018/11/12 [14:51] 최종편집   

 

▲감사원 직원 당시


어르신자서전: 2018년도 출판 <어사>의 저자 서홍덕님(마지막회)

내 인생 70을 바라보면서... 삶을 즐기고 베풀고 참고 살아야

 

나는 20091월 특별조사본부 조사 2과장에서 모든 보직을 내려놓고 감사교육원의 교수요원으로 발령이 났다. 부이사관은 고위 공직자로서 퇴직 3년 전인 20081231일까지 외부 기관의 감사로 나가지 못하면 후진들을 위해 보직을 내려놓고 감사교육원에 교수요원으로 갔다가 공로연수를 거쳐 정년퇴직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나는 감사관 시절부터 감사원 신규 직원들이 감사의 첫걸음으로 교육을 받을 때 직무감찰에 대한 경험과 사례를 강의하곤 하였다. 그런데 막상 교수가 되니 강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어서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의 감사 경험들을 전국에 있는 감사직 공무원들에게 전파하면 이것이 이 땅에서 부정부패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감사교육원 교수로서 1년을 보내고 201011일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갔다. 공로연수는 정년퇴임을 1년 남겨두고 감사원에 출근을 하지 않고 퇴임 후 남은 인생을 살아갈 준비를 하라는 제도이다. 그날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할 이유도 없었고 하루 종일 특별히 할 일도 없어졌다. 아직 내 몸과 마음은 젊어서 내가 평생을 매진한 감사업무를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탁월하게 잘 할 수 있는데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었다.

20113월 어느 날, 한국개발연구원(KDI) 감사실장이 나를 찾아와서 함께 일을 좀 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였다. 나에게 소속은 KDI 감사실에 두고 부설기관인 KDI 국제정책대학원 감사실장을 3년간 맡아 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 근무하고 있는 민간 기업보다 국가기관인 KDI가 더 적성에 맞을 것이라며 강권하였다.

KDI의 직원들은 순수했고 부정과 비리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다만, 교육이나 경험 부족으로 인해 의도치 않은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모든 결재서류의 최종 결재권자가 결재하기 전 단계에서 서류를 검토하여 잘못된 것이 있으면 수정하도록 권유하였다. 또한 내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본인들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면 나는 감사의견서를 작성하여 최종 결재권자(주로 KDI 원장)에게 보고하여 결재에 참고하도록 하였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 이곳이 마지막 공직이라 생각하고 30여 년 동안의 감사원 생활에서 터득한 지식과 경험을 아낌없이 전수하고 싶었다. 이런 마음으로 생활하다 보니 시간도 빠르게 흘렀다. 39개월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KDI는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이전사업의 일환으로 201412KDI 국제정책대학원도 세종특별시로 이전하였고 나는 같은 달 1231일에 퇴직을 하였다.

지나간 날들은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인생이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되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힘들고 괴로워했던 지나간 날들이 70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으니 나는 인생을 행복하게 살았나 보다.


그러나 인생 2막을 앞두고 이후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100세까지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날들을 후회하지 않게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생의 종착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말로 하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여 지금 한없이 후회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는 설문조사를 한 것이 인상적이다. 요약해 보면 인생을 즐기고 남들에게 많이 베풀고 참고 살면 후회가 없는 행복한 인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실천하지 못하여 죽음 앞에서 후회한다는 것이다.

이제 나도 이순(耳順)(70)을 바라보면서 위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나는 과연 내 인생을 즐기고 남들에게 많이 베풀면서 인내하고 살아 왔는지를 돌아보면 후회가 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결국 나도 평범한 촌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내 인생 70을 바라보며 남은 기간 동안 삶을 즐기고 남에게 많이 베풀고 싸우기 보다는 참으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출처: 어사, 서홍덕 저, 희망사업단, 서울2018>

 

재창간 3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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