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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 현상을 보면서...
(권영출의 칼럼)
기사입력  2018/03/09 [15:40]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
권영출의 칼럼)

미투(#Me too)’ 현상을 보면서...

 

우리가 아는 미투 운동은 201710월 하비 와인스틴 성범죄 파문 등으로 시작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전 세계에서 여성이 얼마나 성범죄에 노출되었는지 각성하는 단초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막강한 권력기관에 근무하는 여검사가 검사직을 그만둘 각오로 밝히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 숱한 사례들이 언론에 회자되었지만 힘없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시간 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여전히 세상은 권력과 힘을 지닌 남성들의 검열에 의해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세상의 빛이라 여겼던 언론조차 어느 순간 발을 빼버렸고, 피해자였던 여성들은 무고와 명예훼손이라는 맞고소로 몇 배나 더 큰 고통과 모멸감에 치를 떨어야 했다. 검사라는 막강한 직위에 있는 사람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힘이 센 권력자의 의해 성추행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상을 가능하게 한다. 단지 성추행뿐만이 아니라 인사상의 불이익까지 당했다고 한다.

 

서검사의 용기있는 고발에 힘입어서 연극계, 영화계, 문학계, 대학 등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이루어졌던 은밀한 성추행과 성폭행의 민낯들이 드러나고 있다. 일본의 제국주의 권력자들에 의해 꽃다운 여성들이 일본군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 위안부 사건에 분노하면서, 어떻게 여성 인권을 짓밟는 일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 여전히 우리의 말과 실제 삶의 격차가 엄청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 유흥업소는 합법화된 사업장이고, 돈을 지불하면 그리고 지불 액수가 크면 클수록 여성혐오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하고 있다. 법과 제도로 유흥을 보장받으며 음지에서 추악한 문화가 퍼져있었다. 거기다 돈보다 훨씬 효력이 센 권력이 끼어들었다. 권력은 돈과 달리 증거도 남기지 않으면서 은밀하게 약자를 지배할 수 있게 해주었다. 연극계의 대표적인 성추행 논란이 된 이윤택 연출가와 조민기씨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피해자들 대부분은 억울함과 분노, 좌절을 느끼면서도 드러내지 못하고 속으로 꿍꿍 앓아야 했다. 그 권력은 도저히 맞설 수 없는 커다란 절벽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 전체가 권력과 힘이 지배하는 적자생존의 동물 세계와 다를 바 없다는 방증이다. 대통령의 권한으로 대기업을 압박하는 것이나, 국회의원의 힘으로 공공기관에 인사 청탁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추행과 성폭력은 워낙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여서 표면화된 것이지, 사회 전반에서 힘깨나 쓴 다는 권력자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삶의 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불가항력이란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힘이나 재난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어떤 집단에서 이런 힘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 약자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생사여탈권을 가졌던 왕조(王朝) 시대는 아니라고 해도, 그의 요구를 거부할 때 오는 불이익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이것은 비단 힘 있는 남성뿐 아니라, 가장이라는 이유로 아내에게 폭언과 폭압적인 의사결정을 강요하는 남편들도 예외가 아니다. 오랜 유교문화 속에 이어져 온 유전자 속에는 여전히 남존여비(男尊女卑)의 흔적이 구석구석 남아 있다. 고통스럽겠지만, 이번 기회에 단호하게 단절시켜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더 높은 문화국가로 승격시키기 위한 정화(淨化) 과정으로 삼아야 하리라.

 

이러한 권력남용은 우리 삶 가까이에서부터 개혁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무원노조 제7대 관악구의회 평가 설문조사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구의원으로부터 정당한 의정활동이 아닌 지위를 이용한 개인적 청탁이나 민원 요청으로 자료요구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설문에 36.4%있다고 답변했다. 이것은 성추행, 성폭력과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종류의 범죄인 것이다. 또한 구의원들이 구청 직원에 대한 인사(승진, 전보, 근평 등)에 개입하는가에 대해 32.56%그렇다고 답변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력에 의한 성추행과 성폭력을 추방해야 하듯이 이러한 권력남용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너무 자주 반복되다 보면 어느 덧 그것이 범죄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오랫동안 사는 사람은 더 이상 쓰레기가 더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31일은 일본의 압제를 부정하고 독립을 선언한 의미 있는 날이다. 이제 우리는 이런 쓰레기 같은 것들의 노예로 살 수 없다. 불의와 부정을 거부하고 참된 자유인이 되고자 선언할 때 세상을 바뀌는 것이다. ‘미투(#Me too)현상을 보면서 나 자신부터 깊이 반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가장(家長)이라는 이유로 먼지같이 작은 것부터 눈에 띌 만한 쓰레기 같은 권력(?) 남용이 숱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아마도 가족들은 그러려니 하면서 삭혀왔을 것이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의 대부분 가정에서 이미 남성들은 기득권 남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행사해 왔던 전력이 있다. 이런 암세포 같은 병폐가 자라서 사회 곳곳에서 다른 형태로 나타났던 것뿐이다.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신속히 이루어지는 것과 함께 가정에서부터 서로를 인격적으로 대할 수 있는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학교에 근무할 때, 어떤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공손한 말로 존대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받은 적이 있다.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우리 아이들이 가정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큰 바다도 작은 강줄기가 모여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창간 3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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