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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도시락 배달이 뭐예요?”
(유종필의 관악소리)
기사입력  2017/12/12 [14:11] 최종편집   

 

▲ 유종필 구청장


(
유종필의 관악소리)

지식도시락 배달이 뭐예요?”

 

오늘의 나를 만들어준 것은 조국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동네 작은도서관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은 도서관의 접근성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초등학교 도서관을 교문 근처로 옮기자 이용자가 두 배로 늘었다는 것도 같은 이야기다. 세상은 복잡하고 시대는 빠르게 변하지만 인류의 발명품 중 책과 도서관만큼 현자들의 지식과 지혜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없다. 그러나 바쁜 생활인들은 이 유용한 발명품에 접근 자체가 쉽지 않다. 책과 도서관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없을까 하는 고민 끝에 나온 정책이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지식도시락 배달사업이다. 책을 지식도시락이라고 위트 있게 표현하고, 짜장면이나 피자처럼 배달하는 것을 말한다.

▲지식도시락 배달 서비스 차량

 

도서관 건물을 많이 짓고 인력을 다수 채용하면 좋은데, 그럴 형편이 못 되는 것이 문제였다. 구청과 21개 동 청사를 비롯하여 체육센터와 폐매표소 건물을 활용하고, 폐컨테이너를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공간 문제를 해결했다. 인력 문제는 새마을문고 400여 회원들의 자원봉사가 결정적 몫을 했다. 동사무소마다 자리 잡고 있는 새마을문고를 모두 리모델링하여 도서관법상의 작은도서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관악구 내 5개의 지하철역에도 무인 도서관 시스템을 갖추는 등 모두 43개의 작은도서관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모든 도서관을 통합전산망으로 연결하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신청하면 소형버스 3대를 이용하여 가까운 도서관으로 배달해준다. 이용자가 해마다 급증하여 지난해 1년 동안 배달된 책만 40만 권이 넘었으며 올해는 45만여 권으로 추산된다. 수직으로 쌓으면 관악산 15배 높이의 양이다. 구청 청사 1층에 있는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의 경우 130의 좁은 공간이지만 하루에 1,000여 명이 이용하고, 북 콘서트 같은 행사가 늘 열리는, 사랑받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가장 큰 성공 요인은 편리한 접근성에 있다.

이곳 근처에서 구두 수선을 하는 김성자씨 부부는 과거에 도서관이 먼 곳에 있을 때는 우리처럼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은 이용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매월 20권 정도의 책을 대출해서 읽어요라며 용꿈꾸는 작은도서관이 우리 집 서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말 속에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의 핵심이 담겨 있다. 그래서 김씨를 관악구 도서관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음료 배달하는 여성도 비슷한 말을 했다.

특히 지하철역에 있는
5개의 무인 도서관은 출퇴근길에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다. 큰길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할머니가 구청장님 덕에 딸을 자주 볼 수 있어서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인근 도시로 시집간 딸이 책 빌려 보기가 편하다고 자주 오기 때문이란다. 전어 굽는 냄새가 집 나간 며느리를 부르듯이 책의 향기가 시집간 딸을 부른 셈이다. 이처럼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의 삶을 바꾸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도서관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 그림의 떡이다. ‘어떤 도서관이 가장 좋은가?’라고 내게 물어오면 주저 없이 집 가까운 도서관이 가장 좋은 도서관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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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는 지식·정보의 시대이다. 지식과 정보가 권력이 되고, 지식과 정보만 가지고도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식·정보의 원천이 되는 책과 도서관이 중요하다. 이제 어려운 집 아이들이 밥을 굶지는 않지만 아직도 책을 사보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햇볕의 혜택을 보는 것처럼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지식·정보의 혜택을 평등하게 보도록 하는 것이 지식 복지이다. 그런 면에서 도서관은 가장 좋은 지식 복지이자 생산적 복지이다. 훗날 어떤 훌륭한 사람이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관악구의 작은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할 날을 기대해본다.


유종필 구청장
재창간 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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