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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제대로 알기 연재를 시작하며
기사입력  2017/10/13 [15:13] 최종편집   

 

▲ 탁경국 변호사


(
교육특별연재: 학교폭력 제대로 알기)

학교폭력 제대로 알기 연재를 시작하며

 

아들만 둘이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에 관악구로 이사 왔다. 그 전에는 아이들을 마포구에 있는 공동육아어린이집에 보냈더랬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크게 두 가지 걱정을 했었다. 한글을 깨우치지 않은 채 입학해도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것과 다른 구에서 살다 와서 관악구에는 친구가 하나도 없는데 혹시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다른 학부모들도 대동소이한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공부 문제와 학교폭력 문제.

학교폭력이 학부모들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지 오래다. 우리 세대는 학창 시절 선생님으로부터도 엄청 두들겨 맞고, 힘센 친구들로부터도 엄청 두들겨 맞는 일이 다반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크게 사회문제화 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폭력의 물리적 강도가 그보다 현저히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권의식의 고양과 내 새끼 우선주의 문화의 보편화, 그리고 끔찍한 사례의 SNS를 통한 실시간 전파로 인한 두려움의 극대화 등으로 인하여 학교폭력이 전국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아들들을 키우면서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이하학교폭력예방법이라 한다)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몇 몇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라 한다) 위원 및 서울시교육청행정심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위 법률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 진면모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 경험을 몇 회에 걸친 연재를 통하여 관악구 학부모님들과 나누고 싶다.

먼저, 자기 자녀가 학교폭력의 피해학생이 되었을 때의 현명한 대처법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으로, 자기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학생이 되었을 때의 현명한 대처법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지적 및 대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학교폭력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이상적인 인간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이를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외침을 항상 되새기면서도 나는 둘째에게 회초리 체벌을 한 적이 있고, 아들들이 누군가에게 맞고 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때리고 오기를 바랐었다. 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니 나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교사들 역시 신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다.

어른들의 세계에 크고 작은 일상적 갈등이 존재하고 그것이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분출하듯이, 학생들의 세계에도 크고 작은 일상적 갈등은 있게 마련이고, 그 갈등이 때로는 폭력적 방식으로 분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한 의미에서 학교폭력은 무조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그 무엇이 아니다.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인 학교폭력 제로!’를 외치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학교폭력을 극복하는 힘을 사회구성원들에게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으며 연재를 시작하고자 한다.

탁경국 변호사
재창간 2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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