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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병에 걸린 사람들
기사입력  2017/08/16 [13:45] 최종편집   

 

▲권영출 본지 회장

(권영출 칼럼)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병에 걸린 사람들

 

확증편향이란 상당히 전문적인 심리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사용하는 용어였는데, 공영방송 등에서 사용하면서 상식적인 용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에 우리 사회는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 촛불과 태극기라는 정치적 양극화 현상을 보이면서,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충돌할 듯 아슬아슬한 순간도 경험했다. 두 진영으로 갈라서면서, 서로 자신의 견해와 일치하거나 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보에는 공감하고 받아들이지만, 자신들의 견해나 주장과 다른 자료나 정보는 무시해 버린다. 심지어 자신의 의견에 맞도록 왜곡해버리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가리켜 확증편향이라 한다. 확증편향은 한마디로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다. 보이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을 사실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은 의미를 잃어버리고, 사실 뒤에 숨겨져 있는 진실은 더욱 가려지고 만다. 이런 확증편향으로 인해 사회는 항상 편 가르기와 저주의 주문(呪文)이 그칠 날이 없다.

 

아쉽게도 이러한 비이성적인 행동은 지식의 깊고 얕음, 학력의 고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카톡방의 경우, 방장이 어떤 성향인가에 따라 편향된 주장과 글로 도배되고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SNS의 발달로 누구나 기자처럼 글을 쓸 수 있고, 자기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다 보니, 팩트(사실)보다 임팩트(충격)있는 글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논리와 자료에 근거한 글보다는 짧고 과격하며 원색적인 표현이 많고, 상스러운 욕설 등이 호응을 받는 경우도 많다. 어느 사이엔가 인간은 매우 이성적이며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라는 오래된 상식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다. 도리어 고정관념과 편견에 쉽게 휘둘리는 존재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간의 심리를 연구하는 학자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 커피를 내린 다음 두 개의 컵에 나누어 담았다. 즉 같은 커피를 두 개의 컵에 나누어 담고 맛을 보게 했는데, 그런 사실을 모르는 실험 참여자들은 각 각 맛이 다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쪽 커피가 다른 쪽 커피보다 맛이 다른 이유를 장황하고 그럴 듯하게 설명까지 덧붙였다.

 

사실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두 컵(A, B)의 커피는 동일한 것이므로 맛을 보았을 때 혀가 느끼는 것은 같다라고 나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 A커피 보다 B커피 맛이 더 좋다.’라고 판단하는 순간, 뇌는 혀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무시하고 그 이유를 그럴 듯하게 만들어내더라는 점이다. 우리의 뇌는 사실보다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실험이다. 인간의 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무의식적으로 결정한 후에, 이유와 합리성을 만들어 낸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일단 ‘A후보가 좋다라고 결정하는 순간 뇌는 그 이유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동일한 성향의 사람들과 급속히 친밀해지면서 정보를 공유하고 믿음을 강화시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무시하거나 그 가치와 신빙성을 평가 절하시킨다. 심하면, 그런 사람의 과거 행적과 직업, 학력, 말실수 등의 부정적인 사례들을 통해 이런 사람이니, 그가 제시한 증거는 믿을 수 없다.’라고 떠벌린다.

 

이런 현상이 도를 넘는 경우가 선거판이다. 첨예하게 이슈가 두 편으로 갈라지는 순간, 예외 없이 집단 광기가 발동된다. 이성이 설 자리는 없어지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궤변들이 일반적인 상식처럼 통용되는 비상식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 만약 논리적으로 승산이 없을 것 같으면, 인신공격이란 무기를 꺼내든다. 논쟁의 핵심은 사라지고, 상대방의 과거 흠결들을 동원하여 공격함으로서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한다. 지방선거가 1년 정도 남았는데, 벌써 이런 징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간의 뇌는 단순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분법적 사고에 환호하고 양당제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정치인들은 우리의 뇌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을 총동원할 것이다. 결국 충분히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평소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던 그러나 정작 본적도 없는 어떤 후보의 이름이 떠올라서 그를 찍을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이 의사결정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하고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재창간 2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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