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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께
■최기만의 시사칼럼
기사입력  2017/05/15 [17:11] 최종편집   

 

▲최기만 객원 논설위원


최기만의 시사칼럼

문재인 대통령께

 

사상 최초의 보궐선거를 통해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당신에게 축하를 드려야 할지 위로를 드려야 할지 선뜻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그리 만만치 않을 뿐더러, 잘 해야 본전이요 아니면 비난만 쏟아지는 자리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18대와 19대 두 번의 기회를 통해 그 자리에 도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 왔다는 사실에 근거해 위로보다는 축하의 인사를 전하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얻고자 했던 권력의 목적이 정의당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의 불순한 권력목적에 비해 매우 보편타당하고 이성적이라 믿었음을 전제로 새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나는 당신이 19대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직후부터 당선이 확정되어 그 요란한 취임행사나 인수과정도 없이 곧바로 대통령 직무가 개시되는 오늘까지 당신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없었음을 환기시켜 드립니다. 나는 후보선택의 기본인 당신의 공약도 잘 모를 뿐더러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도 관심 밖이었으며, 특히 외교문제에도 무관심한 사람이었으니 누군가 유권자의 자격을 들이대며 추궁해도 나는 할 말이 없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무관심했던 나는 당신이 어떤 정치적 재료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요소는 어떤 용도에 적합한가 하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일시적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편안한 무관심을 즐길 수 있었다는 이유로 이러한 비판을 정중히 사양하고자 합니다.

정치인의 공약에 대한 허구는 일찍이 구 소련의 니키타 후르시초프 서기장이 지적한 대로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지요. “자고로 정치인이란 작자들은 강이 없는 곳에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인민을 회유하는 것들이다.”라고 말입니다.

 

비극이 아닌 희극의 절망감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선거 때면 후보별 공약을 분석하고 살펴보는 유권자들이 있을까요? 17대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을 차례로 파기하면서도 대통령이 되려면 무슨 공약은 못 하겠냐며 오히려 국민에게 일갈했고, 그를 뽑아준 국민들은 수모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18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무슨 공약을 했는지도 모르는 아예 저능아였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공약을 믿고 표를 던진 사람들은 자신을 배신한 그들에게 어떻게 항의했으며, 공약을 멋대로 뒤집어도 권력 앞에서 무기력했던 유권자들 집단이 현실적으로 정치적 응징이라는 게 가당키나 했을까요? 아예 그들의 지지자들은 공약을 100% 지키는 것이 더 문제라며 공약 파기를 옹호하고 나설 정도였으니 정말 아찔합니다. 공약파기를 옹호하던 자들은 한때 공약의 우월성을 외치던 이들이었으니까요.

 

사드기지 건설 반대투쟁으로 결사항전의 결의를 다지던 성주지역 주민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기지건설 찬성자를 대통령으로 밀었으니 대체 이런 모순을 무슨 수로 이해해야 하는지 곤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미국의 정치인은 아직 국민의 존경을 받습니다. 일본의 정치인은 그래도 국가를 위해 수고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은? 차마 옮기기에도 뜨악한 이유로 개돼지라는 말은 꺼내지 않겠습니다. 이런 게 나라냐는 패배감과 자괴감으로 국민을 도탄에 몰아넣었던 여의도 동물농장의 금수저 개돼지들이 흙수저를 자처하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비극이다 못해 차라리 희극이 되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오늘 나는 새 대통령 당신에게 몇 가지 간곡하게 당부할 말이 있습니다.

첫째로 국정을 농단해 국민을 괴롭혀온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그의 일당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은 꿈도 꾸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반 사기범은 만기출소를 하지만 국가를 뒤흔든 범죄자들의 사면이란 법의 공정성에 비추어 결코 정당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대강 건설을 빙자해 건강한 국토를 유린하고 해외자원 유치에 실패함으로써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이명박 정부의 비리를 법대로 수사해 철저히 처벌할 것을 주문합니다. 더불어 유전무죄라는 자조어를 수없이 양산했던 사법부 정치검사들을 어서 한직으로 쫓아 보내시기 바랍니다.

 

둘째로 보수권력의 나팔수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심적인 방송인들을 해고라는 칼을 들어 거리로 내쫓고 독재권력에 부역하며 호의호식해온 언론 권력자들을 철저히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관련 양심보도를 가로막고 진실은폐에 앞장섰던 방송사 핵심간부들의 정리해고는 물론, 여전히 풍찬노숙을 면치 못하는 양심적 해고자들의 복직문제를 서둘러 해결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문화예술계에 뿌리를 내린 매국 우익인사들을 적출하고 척결하시면 좋겠습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자들과 이에 가담한 인사들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드리는 이러한 요구들이 과격하다고 생각된다면 이명박 정권 당시 한국의 괴벨스로 불리며 문화계 좌파적출을 완결(?)했던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과 그의 행적을 반드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합과 화해는 이런 자들에게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노무현의 죽음을 기억해야

 

마지막은 경색된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입니다. 북한은 왜 핵무기 신봉자가 되었으며, 그 원인제공자가 누구였는지를 국가 공학적 위치에서 잘 파악해 현명한 대화와 협상으로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왜 자신들의 말에 순종하는 한국의 보수정권을 선호하고 지지해 왔는지는 누구보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주변 강대국과의 외교도 옷 자랑이나 알맹이 없는 치적 쌓기의 답습은 흉내조차 내서도 절대 안 될 일입니다. 이것들은 새 대통령인 당신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주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번 19대 대선은 촛불집회 때문에 가능했으며, 적폐의 총아였던 박근혜가 탄핵, 파면되어 지금 서울구치소에 구속이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촛불광장이 제시한 그 주제들을 새 대통령은 반드시 실천해야만 합니다. 소통과 통합, 공정과 평등, 적폐청산, 그리고 대한민국이 세계 속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미래로 나아가야 하고, 북한과는 무력대결이 아닌 고도의 기술을 동반한 협상을 통해 평화통일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지옥이란 특정종교에서 말하는 하늘에 있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지옥은 땅에 있으며, 희망이 없는 절망의 상황이 바로 지옥입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나라를 헬 조선이라고 부르는 극한 절망의 상황이 바로 지옥인 것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절망이 희망으로 역전되는 극적인 터닝 포인트를 당신을 통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당신의 친구이자 동지였던 노무현의 비극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신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국민도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것이 국민의 지지와 여망이 당신의 앞날에 함께 하기를 비는 이유입니다.

 

재창간 2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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