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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자서전: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즐겨라>의 저자 위중환님
어르신자서전: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즐겨라>의 저자 위중환님
기사입력  2017/04/24 [14:28] 최종편집   

 

▲2003년 박태준 명예회장과 저자 모습


어르신자서전: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즐겨라>의 저자 위중환님

독일어 교사직에서 전직 27년간 포스코 근무

 

 

 

나는 4956일에 태어났다. 4형제 중 둘째였다. 초등학교 4학년 말쯤이었다. 큰형님 대환님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초등학교 시절 원인 미상의 병으로 일찍 돌아가시고, 그로부터 10년 후에야 첫 아들을 얻었다고 한다. 2년 위인 형님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광주지역을 제외하고 전남 동부 여섯 개 군의 중심이 순천이었다. 그때 아버님께서 4형제 중 초등학교에 다니는 3형제를 불러서 하시는 말씀이 충격적이었다. 형은 당시 초등학교 성적이 우수했기에 어떻게 해서든 순천중학교에 입학시킬 각오가 되어 있으나, 아버지 일을 도와줄 일손도 필요하니 나머지 형제 중 만일 중학교에 합격하지 못하면 아버지 일을 배울 각오를 하라고 하셨다. 원예업도 좋은 미래가 있으니 평생직장으로 생각하라는 청천벽력이었다.

 

이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정신을 번쩍 차리고 2년간 열심히 공부하여 학교에서도 차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지방의 명문교인 순천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중학교 졸업 후 순천고에 진학하여 1학년 2반에 배치되었다. 1학년, 2학년 때 수료 성적이 가장 우수하다고 하여 그 다음 해에는 학비를 내지 않고 장학생 혜택을 받으며 다녔다. 항상 주말에는 고향에 가서 부모님 일을 도와드려야 하는 환경에서 학업 성적 결과가 좋았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수업시간에만은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던 수업태도와 조상의 음덕이 있었다고 믿는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경희대 총장상을 받았다. 전교 1, 2등을 대상으로 한 명을 선발해 추천하면 대학에서 상장을 보내오는 특별상이었다. 경희대 특대생의 입학 수속과 조영식 총장 면담을 거치고 대학생이 되었다. 그리하여 서울 유학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내와 저자

 

졸업식을 10여일 앞두고 1971113일에 논산 훈련소에 입대를 하게 되었다. 군대에서 3년 만에 전역을 하고 사회에 나가니 졸업 시에 배정받은 교사발령이 이젠 효력이 소멸되었다는 것이다. 교사채용 제도가 그동안에 바뀌었다. 이 와중에서도 나는 결혼을 하였다. 어머니는 당시 대 수술을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 시한부 생명을 살고 계시니 빨리 결혼 하는 게 효도하는 길이라는 설득에 굴복하고 말았다. 친구와 은사님의 중매로 율촌면 소재지의 유일상씨와 한계순님의 차녀 劉金子씨와 7426일 결혼하였다.

 

고향의 부친 친구가 교장으로 계신 광주 숭일고교로 초빙되어 갔다. 당시 독어과목은 입시제도의 잦은 변경으로 서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에게만 제2외국어 선택과목으로 필요했던 시기였다. 학생들이 제일 기피하는 수업 중의 하나로 뽑힐 정도였다. 수업은 고사하고 늘 자습만 시켜달라고 요구하는 수업 행태였다. 그래서 도저히 직장 생활을 지속할 수 없어 교사직을 그만두려 작정하였다. 나의 인생이 그런 것 같다. 길이 막히면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다. ‘궁즉통(窮卽通)’이라는 격언이다. 독어 교사로서의 한계에 처한 상황에서 마침 포철에서 독어 우수자를 뽑는 신문 공고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다.

 

당시 국영기업이었던 포항종합제철(후에 포스코로 사명 변경) 설비확장 공사에 독일, 오스트리아 출신 엔지니어들이 슈퍼바이저로 많이 와 있었기 때문에 언어 소통지원 요원이 필요했던 것이다. 독어 전공 해외협력직 분야 모집인원은 단 두 명이었다. 포스코 급여수준은 당시 교사월급의 두 배에 상당하였다. 최종 면접은 포항본사에서 박태준 회장이 개인 별로 직접 하였다. 최종 합격되어 전 직장에 사의를 표하고 7716일 포스코에 입사하게 되었다. 회사 주택단지에 멋진 집을 구입하였다. 자랑스러운 새 출발이었다. 입사 몇 개월 후에 부모님께서 포항을 방문하시고 포스코를 둘러보신 후에 너무도 흡족해 하셨다.

 

2016년 말이면 광양만에 내가 처음 도착한 지 35년째가 된다. 81년 전남 광양군 시골 어촌마을에서 당시 선발대원으로 시작하여 1, 2기 제철소 준공까지 전 과정에서 행정지원 및 섭외홍보의 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포스코(포항제철)에 입사하여 27년간 근무하는 기간 중에서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했던 시간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서울에서 은퇴 후 생활을 보내기 위해 관악산 기슭에 아파트를 선택하고 여유를 추구하고 있다. 창가에 연결된 관악산 숲길을 수시로 거닐며 높은 가을 하늘을 감상하노라면 슬로우 라이프에 대한 꿈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환상에 잠긴다. 슬로우 라이프는 삶의 속도를 낮추고 적은 돈으로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사는 인생을 뜻한다. 한마디로 제 속도의 생활미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꼭 느린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르다고 꼭 나쁜 것이 아닌 거와 마찬가지다. 느리고 빠른 것이 다 필요하다. 느린 것은 느린 대로, 빠른 것은 빠른 대로 각자 자기 삶의 속도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슬로우 라이프는 느리다는 의미보다 제 속도로 꾸준히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신적으로 욕심을 버린다는 의미가 아닐까?

 

우리가족은 결혼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35회나 이삿짐을 싸야 했다고 아내는 손꼽아 보이며 그간의 인생항로를 회상한 적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이사하는 일이 없어야 되겠다고 다짐한다. 이곳에 정착하여 평화로운 여생을 마치고 싶다.

[위중환, 열심히 살기보다 영리하게 즐겨라, 희망사업단 서울 2016]

 

자서전 제작자 해설

 

위중환님은 대학에서 독일어를 전공하여 졸업 후 비인기 과목인 독일어 교사로 일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에 포스코에서 독일어 전공자를 모집하는 매우 드문 기회를 잡아서 입사한 뒤에 일생을 포스코 맨으로 봉직하였다. 저자의 삶에서 인상적인 것은 광양제철소 건설과정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현장 소장으로 근무하던 이야기이다. 특히 광양제철서 건립 초기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실무적으로 경험한 저자의 기록은 우리나라 산업사적인 가치가 있는 글이다. 허허벌판의 광양만을 매립하여 만든 세계적인 제철소 건립은 전두환, 노태우 정부의 역점사업이기도 했다. 우리나라 산업화의 산증인으로서 국가 경제 발전에 어떻게 헌신적으로 기여했는지를 이분의 기록을 보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해외여행이 일상화되지 않은 시절, 브라질의 리우에서 현장소장으로 겪었던 일화는 우리나라가 세계화되어 가는 초기의 일들을 살펴 볼 수 있는 귀한 기록이다. 게다가 책 말미에 비즈니스 현장에서 필요한 여러 에티켓과 조언들은 후세대에도 귀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끝으로 이분의 책 제목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분의 책 제목에는 일생을 살아오면서 담긴 삶의 철학이 배어 있는 매우 독특한 제목이다. 아마도 브라질의 리우에서 보낸 것이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을 형성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유명종/ 희망사업단 대표

재창간 2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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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화의 산 증인 호랑이 17/04/25 [10:39]
아주 좋은 해설에 감사드립니다.슬로우 라이프는 삶의 속도를 낮추고 적은 돈으로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사는 인생을 뜻한다. 한마디로 ‘제 속도의 생활미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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