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신 속에 깊숙이 숨어있는 최순실
향후 몇 년 동안 최씨 집안에서 딸이 태어나도 ‘순실’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불명예스럽고 기피하는 저주스런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조금만 숨을 돌리고 자신에게 물어보자. 만약 나에게도 최순실처럼 권력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을 일이 생긴다면... 그리고 권력자의 문고리 삼인방처럼 신뢰를 독차지할 기회가 온다면, 손안에 주어진 특권을 누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저들과 똑같이 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권력 남용’의 기회를 쉽게 저버리기 힘들 것이다. 혹시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아있던 중년 남성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여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모습을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조금만 눈을 떠보면 이렇게 모순된 분들이 너무 많다.
우리는 특별한 대접에 대한 짜릿한 희열감을 거부하기가 힘들다. 윌리엄 제임스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본성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욕구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라고 했다. 권력만큼 이 욕구에 부합되는 것이 없다.
따라서 우리 역시 기회가 오지 않아서 그렇지 ‘최순실·우병우·문고리 3인방’의 위치에 도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현재 자신의 위치가 보잘 것 없다 해도 나름대로의 ‘특권’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바르게 쓰고 있는지 점검해 볼 수 있다.
관악구청도 인사철이 다가오는데, 승진에 목마른 공무원들이 혹시라도 구청장의 ‘우병우, 최순실, 문고리 3인방 등’이 누구일까 찾아 헤매는 경우가 있다면, 국정농단이라고 온 국민이 떠들어대는 이번 사건과 뭐가 다를까? 작은 구멍이 새면 커다란 저수지도 무너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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