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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 외면한 유권자들이 불러온 재앙
기사입력  2016/12/12 [13:24] 최종편집   

 

▲최기만 객원 논설위원

 

(최기만의 시사칼럼)
후보검증 외면한 유권자들이 불러온 재앙

 

얼마 전 2017년도 수능시험이 있었다. 휴대폰 반입이 금지된 교실에서 열심히 시험을 치르던 한 수험생의 가방에서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순간 시험 감독관과 수험생들의 눈이 그 학생의 가방으로 집중 되었고, 당혹감과 좌절감이 혼재된 표정의 수험생은 시험지를 빼앗긴 채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 가방 속에는 자신도 몰랐던 엄마의 휴대폰이 들어있었는데, 집에 있던 엄마는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는 휴대폰을 찾기 위해 벨소리를 울려본 것이다. 힘없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수험생의 머릿속에는 수능규칙 위반으로 3년간 수능자격을 박탈당한데 대한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시험이 끝나지도 않았을 시간에 집으로 돌아온 딸을 보고 놀란 엄마를 원망할 만도 했지만, 다행히 이 학생은 냉정을 되찾고 나서 자신의 휴대폰 문자로 SNS에 이 사건에 대한 경위와 함께 사과문을 올렸다. 더 열심히 공부해 원하는 대학에 가겠다는 학생의 다짐에 대한 페이스북 유저들의 커다란 지지와 응원에 힘입어 교육부는 그 학생의 내년도 수능자격을 박탈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희망을 실어 주었다.

 

꽤나 고약하고 불쾌한 가정이긴 하지만 또 다른 가상의 수험생을 하나 설정해 보자. 한 수험생이 시험을 치다가 가방에 넣어둔 휴대폰이 울리자 감독관들이 다가와 퇴실을 명한다. 그런데 이 학생은 시험지를 움켜잡은 채 자기의 휴대폰이 아니라는 이유로 퇴실에 응하지 않고 계속 자리를 지키며 시위를 하고 있다. 가방 속 휴대폰은 자기도 몰랐으니 의도적이 아니며, 내가 이러려고 수험생 했나 자괴감 들고 괴롭다면서도 교육부 공무원들이 자기의 퇴실에 합의한다면 4교시 이후에 내 발로 나가겠다며 계속 버티고 앉아있다면 감독관들은 그 학생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자기의 고집으로 다른 수험생들의 시험도 망쳐버리는 이런 불량학생은 당장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는 것은 물론, 죄질로 보면 수능자격을 평생 박탈해도 부족할 정도다. 휴대폰이 울리던 순간에 풀던 그 문제는 틀린 걸로 하고 일단은 시험을 계속 보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는 그 불량학생이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당장 끌고 나와야 할 불량수험생

 

국민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가 다가오면 나는 지지후보를 선택하는데 있어 몇 가지 조건을 확인하곤 한다. 우선은 그 후보가 살아오면서 사회와 약자들을 위해 무엇을 기여했느냐 하는 것이다. 왜곡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얼마나 투신했으며 그로 인한 역경이나 보복 등 자신의 신념을 위해 어떤 고통을 감수했는가 하는 부분 역시 중요한 대목이 된다. 그가 어떤 정치인의 영향을 받았으며 그것이 어떤 결과로 연결 되었는가 하는 정치인의 과거는 당사자의 미래를 예측하는 시금석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 조건에 온전히 부합되는 정치인은 많지 않았지만 최악을 하나씩 버리다 보면 맨 나중엔 차악이 남게 되고, 나와 가족들은 마지막에 남아있는 차악의 이름에 기표를 해왔다.

 

지금 한국사회를 거대한 쓰나미로 덮어버린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이럴 줄 몰랐다며 한 때의 지지를 크게 후회하는 이들 대부분이 간과한 것이 바로 후보의 검증문제다. 지난 대선을 통해 박근혜 지지자들의 국가원수 자격 검증은 심하게 말해 사실상 전무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극단적으로는 총탄에 부모를 잃은 연민이나 전국적 지지를 받는 선거의 여왕, 커터칼 테러, 영부인을 닮은 고상한 외모, 경제도 잘할 듯 싶은 호감도 등 국정운영의 현실 적합도와는 거리가 먼 막연한 이미지가 박근혜를 찍은 이유의 거의 전부다. 때문에 이러한 시각적 호감도와 이미지에 의거해 후보검증이 실종된 묻지마 투표가 오늘의 비극을 초래한 근본적 원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검증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 중의 하나가 1년에 겨우 1건 정도를 맴돌았던 형편없는 법안발의 성적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입법기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통과된 법안이 거의 없는 흉내내기식 발의가 전부였으니, 1년에 22억이 넘는 세비를 빠짐없이 챙겨왔던 그녀가 의원생활 15년 동안 입법활동은 아무 관심 없고 오로지 정치권 헤게모니 투쟁에만 눈이 멀었던 탓이다. 따라서 박근혜가 학습한 정치 그라운드는 아버지에게서 배운 충성과 배반의 흑역사로 점철된 유신정치가 그녀의 정치관을 이루는 주된 요소로 굳어졌다는 점이다.

 

박근혜는 지금까지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희생한 이력이 전무했던 의문의 인물이자 다른 후보들이 아버지나 전두환 독재에 항거해 감옥을 드나들며 인생을 던지는 시간에도 그녀는 청와대 공주로 있으면서 사회의 아픔으로 신음하는 이들에게 단 한 번도 손을 내밀어 본 적이 없는 비정하고 냉정한 인물이었다. 그녀에게 있어 민주인사들은 국가와 체제붕괴를 위협하는 친북 공산주의자들에 지나지 않았고, 박근혜에게 있어 ‘체제에 도전하는 악성분자들’을 위한 연민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때문에 10.26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던 최태민과의 스캔들과 박근혜의 성격장애를 김재규의 법정 증언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던 나로서는 그 당시 박근혜에게 투표를 한다는 것은 내 가족과 후손들의 손에 뱀을 들려주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의 투표용지에 죽어도 도장을 찍을 수 없었던 바로 그 우려가 지금의 우리 사회를 집단 폐허로 내몰고 있음은 예고된 참극이라는 말이 그래서다. 이명박이 4대강 관련 초대형 부패를 무마해 달라며 국정원과 기무사령부, 사이버사령부 등 대규모 댓글부대를 동원한 조직적 선거개입은 박근혜에게는 커다란 선물이었으나 국민에게는 대형 시한폭탄이 되어 결국 오늘의 재앙을 불러오고 말았다.

 

‘닥치고 하야’만이 국민이 살길이다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는 이 말은 지난 2012년 11월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서며 국회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힘주어 했던 말이다. 대통령 사퇴라는 주변의 웅성거림으로 상황을 눈치 챈 그녀는 곧바로 머쓱한 웃음으로 무마하며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며 다시 정정했지만, 그로부터 3년 10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의 실언이 자신과 국민들에게 쓰나미와도 같은 참혹한 현실로 덮치고 만 현실은 어쩌면 그녀가 말했던 ‘우주의 기운’이 대통령직 사퇴를 필연으로 이끈 건 아닐까 모르겠다.


수백만이 외치는 퇴진함성도 들리지 않는 청와대 지하 벙커에 내려가 또 다른 비선실세들과 함께 밤새 퇴진 연장에 필요한 연막과 함정을 연구하며 국정을 낭떠러지로 밀어 넣고 있는 그녀가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다면 ‘닥치고 사퇴’ 밖에 없다는 사실과 마주하는 일이다. 더 이상 악어의 눈물로 조미료를 친 오만 핑계와 동정심 구걸은 필요 없다. 국민은 그런 동정쇼에 놀아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촛불을 통해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스스로 사퇴해라. 국정은 간데없고 친박, 진박, 골박, 원박타령하며 권력투쟁으로 날 새는 동안 당신이 망쳐버린 국정과 경제는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 적폐의 총아가 아직 대통령으로 있고, 공범집단 새누리가 여당으로 있다는 자체가 바로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재난이자 잘못된 투표가 불러온 인재참사(人災慘事)가 아닐 수 없다.

재창간 2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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