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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의 서사시, Strawbs의 'Autumn'
■성지인의 음악세상
기사입력  2016/11/10 [13:04] 최종편집   

 

▲strawbs  멤머들 모습


성지인의 음악세상

이 가을의 서사시, Strawbs'Autumn'

 

사계절 중에서 가장 짧은 계절이 가을이다. 늦더위에 밀리고 초겨울의 쌀쌀함에 쫓기다 인사도 없이 가버리는 가을은 깊은 사색이 불러온 갈색 추억을 남기는 계절이다. 수많은 팝 뮤지션들이 가을을 찬미한 노래 중에서 서정성과 작품성이 가장 뛰어난 곡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StrawbsAutumn이 단연 압권이다. 언뜻 스트롭스어텀이 생소한 이들도 이 노래를 몇 초만 들으면 즉시 콧노래로 따라 부를 수 있는 매우 익숙한 음악으로, Autumn은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정서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해 낸 아름다운 서사시라는 찬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비록 적지 않은 팝 음악이 통속적이거나 경박한 측면도 있지만 Pop, 혹은 Rock으로 부르는 서양 대중음악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그들의 음악 속에는 위대한 예술성을 지닌 작품들도 수없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대부분의 팝 마니아들은 그러한 예술성 탐구와 감상에 관한 남다른 열정과 해석 능력을 지니고 있으니 말이다.

이름만 들어도 새콤한 딸기 향을 연상케 하는 영국의 프로그래시브 아트록 그룹 스트롭스는 1967년 런던을 근거지로 결성되어 2년 후 데뷔앨범 ‘Strawbs’를 내고 출발했지만, 데뷔 이전이나 이후나 잦은 멤버교체로 어려움을 겪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연주자의 교체는 밴드의 색깔변화라는 긍정성과 함께 음악색의 일관성 유지가 어렵다는 부정성이 공존하기에 수많은 밴드들이 이러한 양날의 칼로 인한 곡절과 부침을 겪어왔다.

 

Strawbs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데이브 커즌스(Dave Cousins)가 핵심이며, 멤버들이 떠나고 들어오길 반복해도 그룹은 마치 태양계처럼 데이브를 중심으로 궤도를 그려왔다. 초기의 그들은 주로 영국색이 짙은 브리티시 포크 사운드를 연주했지만, 점차 프로그래시브한 사운드로 이동하는 등 이들이 남긴 앨범들을 살펴봐도 서로 변화된 색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블루그래스 컨트리로 시작해 포크와 심포닉 록 등 다양한 사운드를 보여 주었던 스트롭스는 런던 스트로베리 힐고교생이었던 데이브 커즌스와 토니 후퍼(Tony Hooper)의 만남이 그룹의 시작이었다. 트리오와 듀엣 등을 거치며 스트로베리 힐 보이즈(Strawberry Hill Boys)라는 이름으로 연주활동을 하던 그들은 1967년 그룹명을 Strawbs로 개명하고 베이스 주자 론 체스트맨과 실력파 여성 싱어 송 라이터인 샌디 데니로 라인업을 갖추면서 아무 것도 보장된 것이 없는 냉혹한 적자생존의 음악정글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고생스럽게 준비한 첫 음반부터 시련이 닥쳐왔다. 밤이면 클럽에 모여 연주를 하다가 다음날이면 스튜디오에 모여 녹음을 하는 피곤한 날이 반복되는 건 참을 수 있었으나, 토니의 친구가 운영하는 코펜하겐의 스튜디오에서 고물에 가까운 녹음장비로 어렵게 준비한 데뷔음반은 형편없는 음질로 인해 발매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런 결과에 실망한 샌디 데니가 다른 팀으로 떠난 자리에 소냐 크리스티나로 교체했지만 얼마 지나서 그녀마저도 이적해 버리자 데이브 커즌스, 토니 후퍼, 론 체스트맨 세 사람이 트리오를 구성해 1968년 중순에 'Oh How She Changed'라는 싱글을 발표하며 어렵사리 데뷔 명함을 내밀게 되었다.

 

이듬해 공식 데뷔 앨범 'Strawbs'를 발표하고 1970년에 두 번째 음반 'Dragonfly'를 발매했는데, Dragonfly를 준비하면서 키보드 세션으로 참가했던 인물이 이후 세계적인 건반황제로 불리게 되는 릭 웨이크먼(Rick Wakeman)이다. 릭의 연주 실력에 감탄한 데이브는 그를 설득해 정식 멤버로 영입하게 되지만, 라이브 무대에서 오르간을 압도하며 장중한 카리스마를 뿌려대던 그 마저 1971년에 발표한 3집 퀸 엘리자베스 홀 라이브음반과 4‘From The Witchwood' 작업 후 장래성이 보장된 수퍼그룹 ‘Yes’로 이적해 버리고 만다. 하지만 데이브는 좌절하지 않고 에이맨 코너 밴드에서 키보디스트로 있는 블루 위버(Blue Weaver)를 불러 릭의 빈자리를 채우며 음악행진을 계속했다.

 

한 해에 두 장의 앨범도 발표하는 등 매년 새로운 앨범을 생산하며 왕성한 창작열을 불태우던 스트롭스는 창단멤버 토니 후퍼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5'Grave New World(1972)'6'Bursting at the Seams(1973)'를 히트시키며 물오른 전성기를 맞았다.

 

1974년이 되자 스트롭스는 세계의 음악팬들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된 앨범 'Hero and Heroine'을 쏘아 올렸다. 7집 앨범은 영국의 전설적인 대그룹 르네상스의 키보디스트였던 존 호켄을 가입시켜 작업했는데 앨범에 수록된 Autumn8분이 넘는 대곡으로, Heroine's theme(여신의 테마), Deep summer's sleep(깊은 여름잠), The winter long(긴 겨울)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일 안개가 낮게 깔리고 철새들의 움직임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고 시작하는 산문식 서막과, 늦은 여름은 잠에 빠져들고 낙엽들은 흩어지기 시작한다는 중반부,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하면서 겨울을 알리는 내용으로 완결된다. 하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영광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 앨범에 이은 8‘Ghost’ 성공 이후 반복되는 멤버교체와 데이브의 뇌종양 투병, 소속 레이블의 외면 및 음악적 고민들이 겹치며 점차 팬들의 지지를 잃어가던 스트롭스는 1980년 밴드를 해체했으나 3년 뒤 재결성해 지금까지 간헐적인 앨범 및 음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낙엽 지는 계절이 오면 Autumn은 세계 어디를 가나 어김없이 들려오는 전설적인 심포닉 록의 수작으로, 유난히 가을을 타는 추남추녀(秋男秋女)들의 허전한 가슴에 조용한 위로의 손을 내미는 명작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가을은 아무리 옆구리가 시려도 견딜만한 지 모르겠다. 적어도 스트롭스의 명품 서사시 어텀을 감상하는 시간만큼은...

 

가을이 오나봐요/ 온종일 안개가 낮게 깔리고/ 새들이 모여 남쪽으로 떠날 채비를 해요/ 갈색으로 변해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니/ 우리가 만들었던 추억이 떠올라요/태양은 물들어 저녁노을로 기울고/ 불어오는 북풍에 낙엽도 흩날리니/여름도 이젠 물러가요/ 겨울이 왔지만 물도 흐르고/ 당신의 발밑에는 대자연의 풍요로움이 있어요/ 창밖으론 눈이 사뿐히 내려앉고/ 이 방엔 따스한 촛불도 타고 있어요/ 상기된 당신의 뺨에는 우리 처음 만났던 기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군요/ 그러니 나에게 기대요/나도 당신에게 기댈테니/ 이 긴 겨울동안 나 당신 옆에 머물거예요/ 나에게 기대요/ 나도 당신에게 기댈테니...(Autumn )

 

최기만/ 팝칼럼니스트

재창간 2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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