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도로 화가 날 때, 말 조심해야 한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 엎어진 물을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라는 고사 성어로 강태공이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내에게 한 말이다. 그녀는 밥값을 못하는 남편을 참다못해 ‘이혼’하자는 극단적인 말을 남기고 떠나버렸다. 그러나 80세에 한 나라를 다스리는 지위로 출세하여 고향을 지나가면서 만난 아내가 들어야 했던 고통스런 대가였다.
‘최순실국정농단’ 건으로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정당의 지도자는 아무리 분노한 상태라고 해도 말을 가려서 할 줄 알아야 한다. 과연 어느 정치인이 국민의 분노에서 자유롭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라질 것이지만, 그들이 했던 말은 최순실의 범죄행위처럼 똑같이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되어,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당 지지율이라는 것도 바람과 안개 같은 것이어서, 현재의 지지율이 1년 뒤까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 야당의 지지율이 자신들의 공적이나 노력 때문에 얻는 것이 아니기에 허망한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그것을 믿고 아무 말이나 쏟아내었다가 큰 코를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니 중·고생도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외칠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난 용기도, 모진 핍박에 대한 두려움도 필요 없다. 따라서 과연 국정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정치인들이, 이 위중한 시기에 일반 시민과 다른 밥값을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지 중요하다. 그들이 했던 말은 두고두고 역사 속에서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명심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