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에서도 ‘환경영화’를 상영하다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길러지는지 한번만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환경영화제 두 번째 날 관악구청 일자리 카페에서 상영하였다. 영화관처럼 빛을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고 협소한 상황들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함께 영화를 보며 한마음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한국의 돼지 사육 환경을 담아낸 국내 최초의 장편영화다. 인공수정을 통해 1년에 약 2.4회의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어미돼지는 임신 기간의 대부분을 폭 60cm, 길이 210cm의 ‘스톨(stall)’에서 보낸다. 스톨은 유럽과 미국 내 9개 주에서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식용으로 길러지는 ‘비육돈’들은 수컷 특유의 냄새를 제거할 목적으로 마취 없이 거세를 당하며, 유전자조작 사료를 먹고 초고속으로 몸집이 불려져 생후 6개월 만에 도축장으로 보내진다.
잠자리와 배변장소를 구분하고 진흙목욕과 코로 땅 파기를 좋아하는 돼지의 본성을 고려하지 않은 철제 바닥과 밀폐된 축사는 그 자체로 가혹한 환경.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은 돼지들이 서로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꼬리와 이빨을 자르는 것은 양돈업계의 일반적 관행이다.
황윤 감독은 “우리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길러지는지 한번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한 점의 고기 속에 동물들의 눈물과 노동자들의 눈물, 막대한 축산분뇨로 오염되는 땅과 강의 눈물, 기아로 굶주리는 지구 저편 사람들의 눈물, 그리고 건강하지 못한 고기로 병들어가는 우리 모두의 눈물이 포함돼 있다”라는 제작의도를 전한다.
보다 값싸고 많이 먹기 위해 생명들을 고통스럽게 길러내는 현대 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 걸음은 무엇을,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먹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잡식가족의 딜레마>는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사는 생태계를 향한 귀중한 발걸음이다.
오는 9월 28일(수) 오후 7시 환경영화제 세 번째 <불편한 진실>을 상영한다. 알고 싶지 않지만 알아야할 현실을 직면하고 행동하여 좀 덜 오염된 지구를 남겨두자.
관악에너지․환경네트워크 환경영화제 준비팀
재창간 2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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